야마자키 증류소의 파일럿 구리 증류기.(사진=산토리 홀딩스)
야마자키 증류소의 파일럿 구리 증류기.(사진=산토리 홀딩스)

위스키는 보리 싹을 틔워 말린 맥아(Malt)나 다른 곡식들을 이용해 발효시켜 증류한 뒤 셰리나 버번을 만든 오크통에 넣고 숙성한 술이다.

증류 공정을 거친 투명한 색의 주정을 오크통에 넣고 3년 이상 숙성하면 우리가 아는 갈색 빛깔의 위스키가 된다.

산토리 스피리츠(Suntory Spirits)는 지난 11일 일본 야마자키 증류소에서 위스키 주정 생산에 100% 수소를 사용한 세계 최초 직접 연소 증류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산토리는 이번 실증에서 나온 주정이 기존 천연가스 생산 방식과 동일한 품질과 맛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위스키의 품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제조 방식을 탈탄소화하려는 업계의 노력을 대변한다.

정통 위스키 제조 위한 탈탄소 공정

‘직접 연소’는 전통적인 위스키 증류법으로, 증기 코일에 의한 간접 가열 방식과 달리 직접 불꽃을 써서 증류기를 고온으로 가열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증류주의 맛과 향을 더할 수 있어 고품질의 위스키 제조를 위한 필수 공정으로 통한다.

산토리는 야마자키 증류소와 하쿠슈 증류소의 첫 번째 증류 공정에 수소를 사용해 새로운 증류주 생산에 적용하게 된다.

산토리는 산업용 가스 전문 기술을 갖춘 도쿄가스와 기술검증을 마친 뒤, 이 혁신적인 연구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소규모 증류시설인 야마자키 증류소의 파일럿 증류소에서 시험을 진행했다. 안전상의 이유로 증류기 구동과 정지 시에는 천연가스를 사용했다고 한다.

수소를 직접 연소해 만든 주정의 향을 확인하고 있다.(사진=산토리 홀딩스)
수소를 직접 연소해 만든 주정의 향을 확인하고 있다.(사진=산토리 홀딩스)

필요한 안전 조치를 취하고 연소 장비를 수소 사용에 맞게 특별히 조정한 결과, 기존 천연가스로 생산된 것과 동일한 품질과 맛을 지닌 새로운 주정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산토리 스피리츠의 와인 개발‧생산 부문 구리하라 가쓰노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923년 야마자키 증류소에서 위스키 제조를 시작한 이래로 우리는 완벽함을 추구하고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위스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라며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위스키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장인정신을 유지하면서 탄소중립 목표를 향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야마나시현에 있는 산토리 하쿠슈 증류소와 미나미알프스 하쿠슈 정수장.(사진=산토리 홀딩스)
일본 야마나시현에 있는 산토리 하쿠슈 증류소와 미나미알프스 하쿠슈 정수장.(사진=산토리 홀딩스)

산토리는 이 기술을 야마나시현에 있는 하쿠슈 증류소에 적용해 상업 규모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지난 2022년 9월 5일 산토리 하쿠슈 증류소와 미나미알프스 하쿠슈 정수장 탈탄소화를 위해 야마나시현과 기본협약을 맺은 바 있다.

2025년까지 하쿠슈 시설에 일본 최대 규모인 16MW급 ‘야마나시형 P2G(Power-to-Gas) 시스템’을 설치해 태양광 전력 등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해 증류 공정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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