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연료전지개발팀 상무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오동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연료전지개발팀 상무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항공기와 선박에 연료전지를 탑재하는 것이 우려와 달리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 스타트업브랜치에서 모빌리티 산업 네트워킹 행사인 '제11회 자산어보'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는 ‘수소모빌리티, 시장은 제대로 커가고 있는가?’다.

오동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연료전지개발팀 상무는 ‘수소모빌리티 산업 동향과 개발’이라는 주제발표에서 항공기와 선박에 연료전지를 탑재하는 것이 우려와 달리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전세계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자동차, 항공기, 선박 등 수송분야 탄소배출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업계는 내연기관을 대체할 만한 시스템 개발에 나섰고 대세로 떠오른 것이 바로 '연료전지'다. 

이 연료전지가 자동차에서는 활발히 사용되고 있지만 높은 초기 비용, 충전 인프라 부족, 낮은 기술적 성숙도로 인해 항공기와 선박에 탑재하는 것에 대해 한계를 보이고 있다. 대신 기존 엔진에 수소, 암모니아, 합성연료를 넣는 방식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데 오동조 상무는 우려와 달리 항공기용 연료전지와 선박용 연료전지 상용화가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데다 엔진보다 경쟁력이 높다고 밝혔다.

오동조 상무는 “최근 연료전지 항공기 개발에 나섰던 2개의 스타트업이 파산하면서 연료전지 항공기를 개발하는 쪽 분위기가 굉장히 안 좋았다”며 “연료전지 항공기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두 회사가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공기용 연료전지의 쟁점은 무게다. 고객사들은 ‘비싼 거 써도 되니 가볍게만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다. 그래서 스택, 운전장치 등을 경량화하고 필요 없는 부품을 많이 없애고 있다”며 “또 항공기가 높은 고도에 있을 때 기압과 온도가 떨어지는 만큼 높은 효율의 압축기와 연료전지에 나오는 열을 잘 식혀주는 열관리시스템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시연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수소전기VTOL.(사진=조비)
시연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수소전기VTOL.(사진=조비)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SK텔레콤이 투자한 미국의 배터리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제조업체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이 수소전기 VTOL 시연비행에 성공한 것이다.

시연비행에 사용된 항공기는 eVTOL 프로토타입 모델에 연료전지 시스템, 40kg의 액체수소를 담을 수 있는 저장탱크, 6개의 전기모터, 이착륙 시 추가 전력을 제공하는 배터리를 탑재해 제작됐다. 액체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조비의 자회사인 독일의 H2FLY가 개발했다.

이렇게 제작된 수소전기VTOL는 이번 시연비행에서 샌프란시스코를 출발해 샌디에이고, 보스턴, 볼티모어를 거쳐 내슈빌에 도착했다. 항공기는 단 한 번의 경유도 없이 비행했고 도착했을 때 남은 액체수소량은 10%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조비가 연료전지 항공기 시연비행을 성공적으로 완수하자 업계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오 상무는 “액화수소를 적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애플리케이션이 항공기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시연비행을 통해 현존하는 기술을 잘 조합하면 항공기에도 연료전지를 탑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항공기 업체와 연료전지 업체가 공기공급시스템과 열관리시스템을 잘 조합한다면 성공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전했다.

선박에 연료전지를 탑재하는 것에 대해 오동조 상무는 “연료전지 부피가 너무 방대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많은데 실제로 기존 LNG선 엔진룸에서 엔진을 뜯어내고 연료전지를 넣었더니 공간이 남아돌았다. 즉 엔진룸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라며 “화물을 최대한 많이 싣는 것을 원하는 선주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연료전지의 경제성이 기존 엔진보다 높다. 연료전지의 초기 비용은 비싸지만 20년 누적 총비용은 벌금을 포함하더라도 기존 엔진보다 낮다"라며 "즉 현재의 연료전지 추진 시스템만 넣어도 충분히 경쟁력이 나온다. 여기서 목표한대로 연료전지 원가를 낮춘다면 경쟁력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높은 내구성과 방폭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오 상무는 “선박용 연료전지에 중요한 점은 고내구성이다. 5년마다 드라이독에서 유지보수를 하는 만큼 최소 5년은 가야 된다”며 “또 방폭 규정이 있어서 애초에 폭발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 사항도 있다”고 밝혔다.

빈센이 개발 중인 친환경 수소연료전지 선박의 내부 디자인이다.(사진=빈센)
빈센이 개발 중인 친환경 수소연료전지 선박 내부 디자인.(사진=빈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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