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페의 수소전기택시.(사진=HYPE)
하이페의 수소전기택시.(사진=HYPE)

지난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 의사결정기구인 당사국총회(COP21)가 개최됐다.

COP21에선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 협약인 파리 협정이 채택됐다. 이에 따라 모든 국가는 2020년부터 기후행동에 참여하며 5년 주기 이행점검을 통해 점차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프랑스 파리에서 기념비적인 운행이 시작됐다. 프랑스의 친환경 택시 운영업체인 하이페(HYPE)가 도요타의 1세대 미라이로 만든 수소전기택시 5대의 운행을 시작한 것이다.

하이페는 지난 2009년에 설립된 친환경 택시 운영업체로, 당초 순수전기차 택시를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기술적 한계 등으로 인해 난항을 겪다 2014년 현대차와 도요타가 수소전기차를 잇따라 출시하고 에어리퀴드가 하이페의 소주주로 참여하자 수소전기택시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후 도요타, 에어리퀴드, 토탈에너지, 쿠로스(그린수소분야 투자회사) 등에서 잇따라 투자를 유치, 2024년까지 수소충전소 10개소와 700대 이상의 수소전기택시를 배치했다.

하이페는 2026년 말까지 수소충전소를 20개소, 수소전기택시를 1만 대까지 확대하고 파리뿐만 아니라 벨기에 브뤼셀, 스페인 마드리드, 포르투갈 리스본 등으로 15개 도시에 최소 19개의 수소충전소와 3개의 그린수소 생산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같이 장밋빛 미래를 그리던 하이페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돌연 수소전기택시의 운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막대한 영업적자에 운영 중단

하이페가 수소전기택시 운행을 중단한 것은 수소가격 급등, 수전해 공급 불확실성, 정부 보조금 감소 등으로 인해 막대한 영업 적자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하이드로젠인사이트(Hydrogen Insight) 등 외신에 따르면 하이페가 수소전기택시 운행을 개시한 2015년 당시 수소가격은 부가가치세를 제외하고 1kg당 12유로였으며 2021년엔 9유로까지 인하됐다. 그런데 2021년 하반기부터 오름세로 돌아서더니 올해 수소가격이 2021년보다 2배가량 높은 16~18유로까지 상승했다.

하이페는 수소가격이 이같이 증가한 이유에 대해 토탈에너지와 에어리퀴드의 과점 영향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토탈에너지와 에어리퀴드가 하이페의 자회사인 하이셋코(HysetCo)의 지분을 인수하고 Hy24 펀드(청정수소 인프라 투자 펀드)와 트럭용 수소충전소 네트워크 합작회사인 TEAL을 설립하며 과점 형태를 확립하면서 수소가격이 2021년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는 것이 하이페의 주장이다.

에어리퀴드 관계자는 하이드로젠 인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하이페의 주장은 하이셋코와 진행 중인 상업적 분쟁에 대한 대응으로 꾸며내고 있을 뿐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력하게 반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린수소를 직접 생산하기 위해 수전해 공급 계약을 맺었던 맥피가 최근 경영관리에 들어가면서 수전해를 납품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로 인해 직접 생산한 그린수소로 저렴하게 수소전기택시를 운영하려던 전략에 걸림돌이 생긴 것이다.

아울러 수소전기택시 공급 일환으로 도요타와 맺은 수소연료 제공계약이 만료되고 EU의 관련 보조금이 줄어들면서 막대한 영업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자 수소전기택시의 운영을 전면 중단한 것이다.

대신 하이페는 배터리전기차를 대거 도입할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고속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운영 업체인 일렉트라와 관련 계약을 맺었으며 조만간 전기차를 공급할 업체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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