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광역정수장 그린수소 생산시설에 설치된 알칼라인 수전해 스택.
성남 광역정수장 그린수소 생산시설에 설치된 알칼라인 수전해 스택.

정부는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을 통해 2050년 연간 2,790만 톤의 수소를 100% 청정수소로 공급하고, 국내 생산은 물론 국내 기술·자본으로 해외에서 생산한 청정수소 도입으로 청정수소 자급률도 60%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제5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청정수소 생태계 조성방안’을 확정했다.   

현재 국내 수소전기차는 부생수소와 LNG 기반 추출수소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R&D 지원사업으로 2023년 9월 제주도에서 국내 최초로 재생에너지(구좌읍 행원리 풍력발전, 3.3MW) 기반 수전해 그린수소를 생산해 이를 활용하는 함덕 그린수소충전소가 운영을 시작했다. 수소버스가 이 충전소를 이용해 운행 중이다. 제주도는 행원의 3.3MW에 이어 10.9MW, 30MW 그린수소 생산 실증사업을 추진 중이다. 

산업부는 수전해 수소생산기지 구축 지원사업(부안·평창·동해·보령 등)도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수소전기차와 수소충전소 보급 주무 부처인 환경부와 그 산하 공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한국수소환경협회’를 설립하고, 물 에너지를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활용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수력발전 등 물 인프라를 활용해 생산한 그린수소를 수소차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해외 진출까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수력 이용 그린수소 생산

한국수자원공사는 △수자원의 종합적 이용·개발을 위한 시설 건설·운영관리 △광역상수도(공업용수도 포함) 시설 건설·관리 △산업단지·특수지역 개발 △지방 상·하수도 수탁 운영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치·운영관리 등을 업무로 하는 물 종합서비스 전문기업으로, 전국 37개 댐과 43개 광역정수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보령댐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사진=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자원공사의 보령댐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사진=한국수자원공사)

특히 국내 재생에너지 설비 보유 1위 기업으로서 1973년 소양강댐 수력발전을 시작으로 수력, 수열에너지, 수상태양광, 조력, 그린수소 등 물을 활용한 청정에너지를 개발·공급하고 있다. 약 1,380MW 규모의 에너지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그린수소는 수자원공사의 미래 비전을 실현할 중요한 수단 중 하나이다. 수자원공사는 ‘2035년 글로벌 Top 2 물기업 진입’을 목표로 2029년 1,654조 원의 급성장하는 글로벌 물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선도기술 중 하나로 그린수소를 선정했다.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소사업에 뛰어들었다. 2022년 7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그린수소 연구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그린수소 기술개발을 본격화했다. 

성남 광역정수장 제2 소수력발전기.
성남 광역정수장 제2 소수력발전기.

2023년 9월에는 성남 광역정수장의 소수력발전을 이용한 수전해 그린수소 생산시설을 준공했다. 수력발전은 시설 규모가 5MW를 초과할 경우 대수력, 5MW 이하면 소수력으로 분류한다. 특히 수력은 변동성이 가장 적은 재생에너지로 평가되어 안정적인 그린수소 공급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수장 소수력은 24시간 연속 가동이 가능하고 가동률이 60%로 높다.

44억 원(국고 31억 원, 수자원공사 13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국내 첫 수력발전 기반 그린수소 생산시설인 이곳에서는 소수력 발전기 2기(700kW)를 이용해 18톤의 물을 전기분해(수전해)하여 하루에 188kg(수소차 40대분)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환경부는 성남정수장 그린수소 생산시설 외에도 밀양댐의 소수력과 충주댐의 대수력을 이용한 수전해 그린수소 생산·충전시설 구축사업도 추진 중이다.   

밀양댐 소수력 연계 그린수소 생산 인프라 구축 조감도.(이미지=한국수자원공사)
밀양댐 소수력 연계 그린수소 생산 인프라 구축 조감도.(이미지=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공사는 지난 6월 24일 밀양시와 ‘밀양댐 소수력 연계 그린수소 생산 인프라 구축사업 시설공사 위·수탁 협약’을 체결했다. 밀양댐 소수력발전(1.3MW)으로 얻어진 전기로 2026년까지 1일 평균 226kg의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시설을 밀양댐 생태공원 내에 구축할 계획이다. 수소차(넥쏘) 기준 하루 약 45대를 충전할 수 있는 규모로, 생산한 그린수소는 밀양나노국가산업단지 및 경상남도 내 수소충전소 11개소에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 5월 23일에는 충주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내 최대규모 충주댐의 수력발전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시설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그린수소 분야 해외 진출도 지원할 예정이다. 2023년 12월 8일 UAE 두바이에서 개최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한국홍보관에서 환경부, GGGI, 현대차, SK이노베이션 E&S 등과 수소생태계 구축과 글로벌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최초 소수력 기반 그린수소 생산사례(성남정수장)와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확대를 위한 지식을 공유하는 한편 개발도상국과 국내 수소기업 간 협력 프로젝트 참여기회를 모색해 국내 그린수소 분야의 해외 진출 발판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수자원공사는 2019년부터 공기업 최초로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지원사업 주관기관으로 참여해 98개의 초기 창업기업과 164개의 도약기 창업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비티이는 2023년 9월 미국 H2 Strategics LLC와 3,500만 달러(460억 원) 규모의 50kW급 수소연료전지 발전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수소환경협회 출범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한국수소환경협회’ 창립식을 개최하고, 그린수소 및 수소차 산업 활성화를 위한 민관의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을 다짐했다. 

환경부는 이미 ‘성남 광역정수장 그린수소 생산시설’ 준공식에서 △수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전해 그린수소 생산시설 확대 △수전해 기반 수소에너지를 물산업에 포함시키고 물산업 분야의 각종 기반시설과 경험을 활용해 국내 그린수소 기업 지원 △수전해 그린수소 생산·활용 분야에서 한국수자원공사를 세계 최고의 공공기업으로 육성 등 그린수소 분야 3가지 정책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한국수소환경협회 창립식에 참석한 이병화 환경부 차관은 이러한 정책 비전을 재확인했다.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6일 포시즌스호텔에서 ‘한국수소환경협회’ 창립식을 개최했다.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6일 포시즌스호텔에서 ‘한국수소환경협회’ 창립식을 개최했다.

협회는 △연구개발(국가 연구과제 발굴·수행, 기초·원천기술 개발·이전) △정책제도(생산·활용·기술 분야 규제 개선, 그린수소 보조금 지원 법제화 등) △산업육성(수전해 핵심부품 국산화·실증, 고효율·대량 생산 기술력 확보) △해외진출(팀코리아 결성 글로벌 시장 진출) 등 4개 분야로 구분해 활동하게 된다. 

조직은 운영위원회, 간사(한국수자원공사), 3개 분과(정책제언, 기술개발, 거버넌스)로 구성됐으며, 연간 1회 정기총회와 분기별 분과위원회를 운영한다. 수자원공사 주관의 포럼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윤종수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이사가 초대 위원장으로 위촉되었다. 윤 위원장(제26회 행정고시 출신)은 환경부에서 법무담당관을 시작으로 폐기물재활용과장, 상하수도국장, 기후대기정책국 정책관, 환경정책실장, 차관 등을 역임하고, 현재 대통령소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녹색성장·국제협력 분과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 그린수소 산업 육성과 해외 진출 활성화의 길을 여는 적임자로 평가된다. 

정책제언분과장은 문상진 두산퓨얼셀 상무, 기술개발분과장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연구단장을 지낸 조원철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가 위촉되었다. 

윤종수 한국수소환경협회 위원장은 “협회는 재생에너지 전기를 이용한 수전해 방식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이의 활용을 활성화 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과 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을 제언해나갈 것”이라며 “또 수전해 핵심 기술개발과 상용화를 지원하고 국내외 수전해 기반 수소산업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 협회 참여 기업들의 해외 진출 교두보 역할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4년 8월 26일 호주기업 ‘라이온 에너지’, 일본기업의 자회사 ‘디지에이 에너지 솔루션스 호주’와 함께 그린수소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사진=환경부)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4년 8월 26일 호주기업 ‘라이온 에너지’, 일본기업의 자회사 ‘디지에이 에너지 솔루션스 호주’와 함께 그린수소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사진=환경부)

환경부가 이미 그린수소 분야 해외 진출을 지원한 사례가 있어 주목된다. 

포스코홀딩스, 삼성엔지니어링, 한국동서발전, 한국남부발전 등 국내기업 중심의 컨소시엄이 오만에서 발주한 그린수소·암모니아 생산 사업권 입찰에서 사업권을 최종 획득해 2023년 6월 21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계약을 체결했다. 

또 국내기업 삼성물산이 포함된 컨소시엄이 오만에서 발주한 그린수소·암모니아 생산 사업권을 획득해 2023년 12월 12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4년 8월 26일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시에서 호주기업 ‘라이온 에너지’, 일본기업의 자회사 ‘디지에이 에너지 솔루션스 호주’와 함께 그린수소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환경부는 2023년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 이어 올해 호주를 그린수소 중점협력 국가로 선정해 고위·실무급 수주지원단 파견, 양국 정부 간 공동 토론회 개최, 사업 타당성 조사, 시장개척단 파견 등 전방위적인 수주지원 활동을 펼쳤다. 

환경부는 중동을 거점으로 해 북미, 호주 등으로 국내기업의 그린수소 해외 진출 외연을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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