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국내 수소경제가 등장한 것은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그 전에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001년에 취임한 후 수소경제를 언급했고,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도 2002년에 <수소혁명>이라는 책을 내면서 전세계적으로 수소경제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5년 3월 청와대에서 현대차의 시험용 수소전기차 ‘투싼’을 시승한 자리에서 수소경제 육성 의지를 밝혔다. 그 해 정부는 수소경제 구현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국내 에너지산업에서는 수소·연료전지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건물·발전용 연료전지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특히 이웃나라인 일본에 건너가 수소·연료전지 기술·정책 벤치마킹에 열을 올렸다. 국내 에너지업계가 가장 많이 찾은 곳은 매년 2월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리는 ‘국제수소연료전지 박람회’였다. 올해로 20회째를 맞은 이 전시회는 세계 최대·최고의 수소 전문전시회로 꼽힌다. 현재는 수소·연료전지 외에도 태양광·배터리·스마트그리드·풍력·바이오매스·화력·자원 재활용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다루고 있는 게 특징이다.
필자는 일본의 ‘국제수소연료전지 박람회’ 현장을 여러 번 취재하면서 국내에도 이런 전시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필자의 바람은 2018년에 현실이 되었다. 노무현 정부 때 시작된 수소경제가 정권이 교체되면서 그 추진 동력을 상실했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 다시 부상하면서부터다.
문 정부는 2018년 3월 본격 출시된 수소전기차 ‘넥쏘’가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다음해인 2019년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수소산업 육성에 본격 나섰다. 이에 앞서 2018년 11월 국내 최초 수소전문전시회 ‘H2WORLD’가 성공적으로 론칭해 지금에 이르렀다. 2020년엔 국내 최대 수소전문전시회 ‘H2 MEET’가 시작되어 올해로 5회째를 맞이했다.
이 두 전시회는 국내 수소 기업들의 기술·제품을 홍보하고 해외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가교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국내 수소산업이 정체되어 있다. 특히 그간 한국이 글로벌 주도권을 유지해온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일본과 중국이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정부가 선정한 수출산업화 5대 분야 중 하나인 ‘수소 모빌리티’ 산업의 주도권을 벌써 이들 국가에 빼앗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시기에 국내 대표 수소전문전시회 ‘H2WORLD’와 ‘H2 MEET’가 올해부터 통합운영된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해외 수소산업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다.
또 글로벌 주요국의 수소경제 확산 움직임이 가속화면서 대륙·국가별 수소전문전시회도 빠른 론칭이 이뤄지는 등 전시회산업에서도 수소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데, 2030년 이후 수소경제 확산기 도달 시 각 전시회의 우열이 나뉘면서 일부 전시회로 시장 쏠림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글로벌 경쟁력 확보을 위해 힘을 합치기로 한 것이다.
통합전시회가 수소산업 국제협력을 위한 비즈니스 플랫폼 역할은 물론 글로벌 대표 수소전시회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와 수소산업계가 응원을 보내주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