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 사이트가 창간(2017년 8월 1일) 7주년을 맞이했다. 그간 수소산업의 흐름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 정부가 2019년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수소산업 육성에 나서면서 수소업계의 분위기는 희망감으로 한껏 달아올랐다. 수소 로드맵 발표 이후 후속 계획들을 연이어 내놓았고,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해 전 세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시장에서도 수소전기차 보급과 함께 수소충전소, 수소생산기지, 액화수소플랜트 등의 인프라 구축이 진행되며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국민적으로도 수소경제로 가는 것에 대한 공감대도 많이 형성되었다.
그러나 수소경제로 가는 길이 절대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최근 시장에서 보여주고 있다. 우선 수소차 보급이 정부의 로드맵과 달리 더디게 가고 있다. 국내 최다 수소충전소 운영사업자인 하이넷이 도산 위기에 빠진 이유다. 그나마 수소버스 등 상용차 보급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수소차 시장 활성화에는 시간이 더 걸릴 듯하다.
올해 처음으로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이 개설됐지만 경제성 문제로 얼마나 많은 기업이 입찰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재정 상태가 좋지 않은 한국가스공사는 하이넷에 대한 추가 출자를 하지 않는 등 수소사업 투자를 보류한 상태다. 더군다나 올해 1월 광주와 창원에 대규모 수소생산기지를 준공했으나 수요 부족(수소차 보급 저조) 등으로 정상적인 운영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수소시장의 최대 플레이어인 SK가 최근 경영 여건 악화로 에너지 계열사 합병을 단행하면서 수소분야 투자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회원사는 국내 기업과 외부 투자자의 출자 등을 통해 5,000억 원 규모의 수소펀드를 조성해 2023년 초부터 수소분야에 본격 투자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아직 수소펀드 조성 소식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필자가 최근에 만난 ‘H2 MEET’ 조직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수소업계가 최근 상당히 정체되어 있음을 실감한다고 했다. 기업들이 ‘수소경제가 생각보다 빨리 올 수도 있겠구나’ 하고 기대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 수소사업의 속도를 조절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신 AI 등의 신산업에 눈을 돌리며 그쪽으로 우선 투자하는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필자가 만난 수소 기업들도 요즘 수소 사업을 하는 게 힘들다고 말한다.
글로벌 수소시장도 마찬가지다. 계획되어 있는 수소 프로젝트들이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금 수소경제는 기술, 공급·수요, 인프라, 경제성, 법·제도, 규제 등 모든 것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 있다. 정부 정책지원과 민관 및 글로벌 협력이 지속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다.
국내에서 수소로드맵이 발표된 지 5년째가 됐다.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이 나온 지도 3년째다. 정부가 이번에 로드맵과 이행계획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시장의 상황은 어떤지 면밀하게 점검하고 현실에 맞게 계획을 보완하고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장밋빛 전망과 정책으로 기업들이 희망 고문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많은 시간이 걸려도 전 세계가 수소경제로 가는 건 분명하다. 인내심을 갖고 끈기 있게 수소경제를 만들어가는 의지와 실행 노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