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강 화력을 보유한 우리 육군의 유일한 기동군단인 ‘육군 제7기동군단’이 전차, 장갑차 등 디젤엔진을 탑재한 기갑차량의 연료를 수소로 전환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육군 제7기동군단은 지난 17일 경기 이천 군단 대회의실에서 ‘미래 모빌리티 민·관·군 협력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마나에는 군단 관계자를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자동차연구원,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로템, 두산모빌리티 등이 참여했다.
7기동군단은 예하에 전차, 기계화보병, 자주포로 구성된 기계화보병사단 만을 두고 있는 우리 육군의 유일한 기동군단이자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화력을 보유한 최상급의 기동전 제대이다.
7기동군단이 보유한 기갑차량은 △K1, K1A1, K2 등 전차 900여 대 △K-21, K808 등 장갑차 1,600여 대 △K9A1, K55 등 자주포 300여 문이다. 이들 모두 디젤엔진이 탑재됐다.
7기동군단은 이들이 사용하는 연료를 디젤에서 수소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번 세미나에 참석한 기업들에게 작전 수행 시 필요한 기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시에 운용할 수 있는 군용 수소차량을 비롯해 △이동형 수소충전차량인 ‘H무빙 스테이션’ 군용 버전 △시간당 100kW의 전력을 공급하는 이동형 수소발전차 △수소드론, 수소전차, 수소장갑차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 7기동군단은 오는 10월에 진행되는 호국 훈련에서 수소드론 2기를 운용하고 오는 12월부터는 예하부대에서 수소동력 경전술차량과 수소충전차량을 시범 운용할 계획이다. 현대로템의 수소발전기도 연내 시범 가동한다.
7기동군단이 수소 전환을 꾀하는 것은 기존 화석연료보다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전세계는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현재의 기동무기체계를 친환경 전기에너지 기술, 원격제어·인공지능 관련 기술 등을 결합해 무인화·고성능화·소형화하고 있다.
그러나 배터리는 용량이 커질수록 중량과 부피가 커지기 때문에 경량화와 소형화를 이루기가 어렵다. 또 경량화와 소형화를 위해 배터리 용량을 제한하면 원하는 만큼의 항속거리나 사용 시간을 확보할 수 없다.
반면 연료전지는 기존의 발전 방식보다 연기, 소음, 진동이 거의 없다. 이를 통해 은밀성을 유지할 수 있어 적에게 노출될 위험이 낮아 무기 또는 병사의 생존력을 높일 수 있다.
미국 육군전차·차량연구개발센터(TARDEC)는 제너럴모터스(GM)와 수소전기픽업트럭인 ‘콜로라도 ZH2’을 지난 2017년부터 2년간 야전 환경에서 시험 운용했다. 그 결과 콜로라도 ZH2는 기존 군용차보다 소음과 열이 현저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료전지에서 나오는 유일한 부산물인 순수한 물이 병사들의 식수 등으로 활용됐다.
또 연료전지는 낮은 에너지 손실과 높은 효율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고 적은 설치 면적과 다양한 설치 조건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으며 이차전지보다 충전 속도가 빠르고 한 번 충전하면 사용 시간이 길며 자연방전 문제가 적어 신속한 기동과 오랜 시간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아울러 커피, 소변과 같은 수성 액체 또는 휘발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추출할 수 있어 보급 제약이 많은 야전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그래서 방위산업은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중량과 부피가 작으며 원하는 만큼의 작전지속능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를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