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군인이 드론을 들고있다(사진=우크라이나 제53기계화여단(53rd Mechanized Brigade)
우크라이나 군인이 드론을 들고 있다.(사진=우크라이나 제53 기계화여단)

우크라이나의 드론 산업이 러시아와의 전쟁을 계기로 급성장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미 국방부 산하 국방혁신단(DIU)이 추진하는 장거리 드론 프로그램 ‘아르테미스(Artemis)’에 우크라이나 드론 제조사와 협력 관계에 있는 업체들이 선정되면서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DIU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장거리 단방향 무인항공시스템(UAS)의 작전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으로 미 의회의 지시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목표는 전자전 환경에서도 운용 가능한 장거리 자폭 드론을 개발하는 것이며, 작전 거리는 50km에서 300km에 달한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드론 업체들이 실전에서 얻은 경험과 축적된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 캘리포니아 소재 소프트웨어 회사 CX2의공동 창립자인네이선 민츠(Nathan Mintz)는 “어떤 미국 기업도 우크라이나의 기술 수준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우크라이나 드론 기술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2023년 한 해 동안 200만 대 이상의 드론을 생산, 수천km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했다. 이런 실전 경험은 Raybird-3와 같은 첨단 무인기 개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크라이나, 수소 연료전지 무인기 시험비행 성공

우크라이나 드론 제조업체 스카이톤(Skyeton)이 고정익 무인기 ‘레이버드-3(Raybird-3)를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으로 개조한 시제품 개발에 성공하고 시험비행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은 군용 무인기의 에너지 체계를 수소연료전지로 전환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테스트를 위해 프로토타입 수소연료전지 무인기 ‘레이버드(Raybird)’를 캐터펄트 발사기에 장착하고 있다.(사진=스카이톤)

레이버드-3는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대 28시간 2,500km의 거리를 날 수 있는 장기체공형 무인기다. 작전 고도는 4,500m이며, 최대 5kg의 탑재량을 갖췄다. 캐터펄트(무인기를 짧은 거리에서 순간적으로 발사하는 장치)를 이용해 이륙하며, 회수는 낙하산과 에어백 시스템을 활용한다.

스카이톤은 기존 가솔린 엔진 대신 수소연료전지와 전기모터를 적용해 소음과  열 신호가 현저히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정찰, 감시 임무 수행 시 은폐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현재 스카이톤은 연료전지 시스템에 최적화된 전용 기체 설계를 진행 중이며, 양산 가능성을 검토하고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로만 크냐제셴코(Roman Knyazhenko) 스카이톤 CEO는 “15시간 이상 장기 비행이 가능하면서 기존 임무 수행 능력을 유지하는 무인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수소 추진 시스템은 전기모터의 신뢰성과 정비 편의성을 유지하면서 비행 시간을 크게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드론 전술 변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드론의 역할은 단순 정찰을 넘어 직접적인 공격 수단으로 확대된 양상이다.

2022년 말부터 2023년 초,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지역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FPV(First Person View) 드론을 대량으로 투입, 러시아군의 장갑차와 포진지를 정밀 타격하는 데 활용했다. 소형 탄약이나 대전차 수류탄을 장착한 드론은 고가의 군사 장비를 무력화했으며, 실시간 영상 전송을 통해 시가전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전술적 우위를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5년 4월 8일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지역이 러시아 드론 공격을 받은 현장.(사진=SNS)
2025년 4월 8일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지역이 러시아 드론 공격을 받은 현장.(사진=SNS)

2022년 11월 남부 헤르손 탈환 이후에는 드니프로강 일대를 중심으로 병력 감시와 포격 유도가 본격화되었다. 이에 맞서 러시아군은 2023년 중반부터 전자전(EW) 장비를 집중 투입, 드론 통신 교란에 나섰다. 이 지역은 드론 운용과 전자전 대응이 복합적으로 얽힌 첨단 기술 전장으로 변화했다.

국내 ‘수소드론’, 민간에서 군수 분야로 확장 중

국내에서도 연료전지를 기반으로 한 장기 비행 드론 개발이 활발하다.

호그린에어는 수소 기반 고정익 드론을 개발해 최대 14시간 연속 비행이 가능한 플랫폼을 공개했다.

철책 감시, 환경 모니터링, 해양 플랜트 점검 같은 민간 임무뿐만 아니라 정찰·감시 등 군사용 임무에도 적용 가능성이 검증되고 있다. 배터리 기반 드론에 비해 긴 체공 시간과 빠른 연료 충전이 가능해 산업과 국방 분야 모두에서 활용이 기대된다.

호그린에어(왼쪽)와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오른쪽)의 수소드론.
호그린에어(왼쪽)와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오른쪽)의 수소드론.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은 수소드론의 군용 적합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DMI의 DS30W 수소드론은 국방부의 우수상용품 시범사용 적합제품으로 선정돼 군수품 도입을 위한 성능과 신뢰성을 인정받았다.

DS30W는 세계 최초 양산형 수소연료전지 드론으로, 2시간 이상 장기 비행이 가능하고 소음과 진동이 적다. 평균 풍속 12m/s, 순간풍속 15m/s를 견디는 강한 내풍성과 IP43 등급 방수·방진 성능을 갖춰 악천후와 분진이 많은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하다. 또한 조난자 탐색, 구조지원, 시설 모니터링, 정찰, 감시 등 다양한 임무에 활용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수소드론 시장이 2024년 1,556만 달러(약 213억 원)에서 2030년 8억 1,794만 달러(약 1조1,200억 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연평균 성장률(CAGR) 93.55%에 달하는 수치로, 특히 군용 수소드론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는 수소드론의 경쟁력 요인으로 장기 체공 능력, 빠른 연료 충전 속도, 낮은 소음과 열 신호 특성을 꼽았다. 특히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하이리움산업, 스펙트로닉, H3 다이내믹스 등 주요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의 73.61%를 차지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