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오션은 올해 초 근 두 달 만에 7척의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VLAC) 수주 소식을 전했다.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선박이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한화오션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한화오션은 최근 해운사 설립을 공식화했다. 친환경·디지털 선박 기술 검증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목적으로 해운사인 ‘한화쉬핑(Hanwha Shipping LLC)’을 설립한다고 15일 밝혔다. 설립 주체는 한화오션의 미국 종속회사다.
한화쉬핑은 선박을 운용해 수익을 내는 일반 해운사와는 그 성격이 다르다. 한화오션이 건조하는 암모니아추진선 등 무탄소 선박의 실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화오션은 암모니아추진선 상용화 시점을 2025년으로 잡고 있다. 국내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도 2025년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온에서 안정적인 암모니아는 가장 유력한 수소운반체로 거론되지만, 연소 과정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NOx)이 공기 중 황산 또는 질산과 반응해 초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된다. 또 독성이 강하고 폭발 위험이 있어 안전성 확보에 힘써야 한다.
이를 위한 실증 테스트에 집중하면서 경쟁사보다 먼저 암모니아추진선 기술을 확보해 상용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화, 해상풍력·플랜트 사업 한화오션에 양도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감축 100% 달성이라는 ‘국제해운 2050 탄소중립 실현 목표’를 채택한 바 있다.
탄소 배출이 없는 수소·암모니아가 미래 선박 에너지원으로 부상하면서 친환경 선박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은 2022년 9월 해양수산부가 주관하는 ‘한국형 수소연료전지 예인선 개발 사업’ 추진 업체로 선정되어 2026년까지 수소를 연료로 운항하는 친환경 예인선 개발 과제에도 참여하고 있다.
국책 연구기관, 대학, 관련 기술 업체와 협력해 최대 3MW(메가와트)급 수소연료전지-배터리 하이브리드 추진 시스템을 개발하게 된다.
또 2022년 10월에는 미국 맥더모트의 자회사로 액화수소 저장·운송 기술을 갖춘 CB&I와 대형 액화수소운반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등 수소 관련 기술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한화오션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하고,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도 수익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이를 위한 비전도 제시했다.
2040년까지 ‘매출 30조 원, 영업이익 5조 원’을 달성해 미래 해양산업의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Global Ocean Solution Provider)’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단행된 한화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은 한화오션의 이 전략을 뒷받침한다. ㈜한화는 지난 3일 일부 사업을 한화오션과 한화솔루션에 양도하고, 모멘텀부문을 물적분할하는 구조개편을 단행했다.
한화오션은 한화 건설부문 해상풍력 사업과 글로벌부문의 플랜트 사업을 양수하기로 했다. 이로써 한화오션은 해상풍력 설치선, 하부구조물, 해상변전소 등의 제작·운송·설치·유지보수 등 토털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해상풍력에서 나온 전기로 그린수소나 암모니아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한화 건설부문의 사업 실적을 기반으로 경력이 풍부한 EPC 인력 등을 확보해 기본설계 능력과 관리 역량을 높일 수 있다. 또 사업 개발부터 발전, 전력 판매에 이르는 해상풍력 밸류체인 완성에 한 발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됐다”는 것이 한화오션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화오션은 해상풍력 토털 솔루션에 3,000억 원, 수소·암모니아 등 친환경 추진 시스템 및 운반선 개발에 6,000억 원을 쓸 계획이다.
또 한화 모멘텀부문을 신설하고, 태양광 장비 사업은 한화솔루션이 인수하게 된다. 해상풍력 전력을 통한 수소생산은 한화오션, 태양광 전력을 통한 수소생산은 한화솔루션이 맡아 사업별 역량을 높여가겠다는 것이다.
한화의 자회사로 신설된 한화모멘텀의 경우 공정자동화 기술을 갖춘 이차전지 장비 전문회사로 성장시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