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려지는 플라스틱으로 수소를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나노입자 연구단 현택환 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은 이병훈 고려대 KU-KIST 융합대학원 조교수 ,김민호 경희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세계 최고 효율의 촉매를 개발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이 촉매 1g으로 수소를 시간당 3.7L 생산할 수 있으며 폐플라스틱 광 개질 반응에 적용 시 98%의 플라스틱이 수소로 전환됐다.
백금(Pt)을 비롯한 귀금속계 촉매는 좋은 성능을 보유했으나 비싼 가격으로 인해 산업적 규모에서는 경제성이 떨어진다. 더욱이 반응 조건에 따라 금속 원자들이 구조적으로 불안정해져 성능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최근에는 원자 하나하나가 모두 개별적으로 분산된 원자 분산 촉매가 각광 받고 있다. 모든 백금 원자가 반응에 참여하면 촉매의 활용도가 극대화된다. 즉, 적은 양의 귀금속 사용으로 가격은 낮추고 성능은 향상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원자 분산 촉매는 지지체의 표면에 금속 원자를 고정한 형태다. 기존 합성법은 고온‧고압의 조건이나 복잡한 합성과정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진은 별도의 전기에너지나 열에너지 투입 없이 태양 빛만을 이용해 상온에서 원자 분산 촉매를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티타늄처럼 쉽게 구할 수 있는 상용 산화물을 지지체로 활용했다.
연구진은 빛을 이용해 수소를 발생시키는 반응에서 새롭게 합성한 원자 분산 백금-이산화티타늄 촉매의 성능을 평가했다. 1g의 촉매를 사용했을 때 1시간에 3.7L의 수소를 발생시키는 세계 최고 효율을 보였다.
이어 플라스틱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반응에도 적용했다. 플라스틱을 수산화칼륨(KOH) 용액에 녹인 뒤 촉매를 투입했다. 개발된 촉매는 40시간 동안 98%의 폐플라스틱을 수소로 전환하는 성능을 나타냈다. 기존 가장 우수했던 성능 대비 10배 높은 수치다.
공동 교신저자인 이병훈 조교수는 “태양에너지를 사용해 친환경적으로 고성능 원자 분산 촉매를 합성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법을 제시한 성과”라며 “이 합성법은 여러 종류의 금속 촉매와 산화물에 범용적으로 적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구 책임자 현택환 단장은 “사용하는 지지체 및 금속 촉매의 종류에 따라 광촉매, 열촉매 등으로 다양하게 합성할 수 있어 화학산업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쉽고 빠르게 촉매를 합성할 수 있는 만큼 산업적 규모로의 확장도 용이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