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의 성장 기반은 기술 혁신에서 온다. 토토 사이트는 불철주야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국내 연구진의 성과를 모아 H2-Tech 코너에 소개한다.

수소모빌리티 활성화를 이끌 혁신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수소충전소, 발전소 등에서 대량의 수소를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수소차의 안전성을 저해하는 수소연료 속 불순물을 실시간으로 제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실증에 들어갔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첨가제 없이도 출력을 낼 수 있는 순수암모니아 엔진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고체수소저장모듈 개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형기·나태욱 수석연구원 연구팀은 수소 관련 소재 제조기업인 하이드로켐과 낮은 압력에서도 높은 부피저장밀도를 구현하는 고체수소 저장 기술을 개발했다.

금속은 틈 하나 없는 하나의 물질처럼 보이지만, 확대해서 보면 금속 원자가 격자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그사이에는 공간이 존재한다. 수소는 원소 중 가장 가벼운데다 크기가 작아 금속 원자들 사이에 들어가는 것이 가능하다.

수소가 고체상태로 저장되기 때문에 수소의 부피를 고압 기체수소저장용기의 약 7분의 1로 축소할 수 있어 저장성이 향상된다.

고체수소저장 시스템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나태욱 수석연구원.(사진=한국생산기술연구원)
고체수소저장 시스템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나태욱 수석연구원.(사진=한국생산기술연구원)

또 보통 60~70bar의 압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800~900bar의 고압기체저장방식보다 폭발 위험성과 에너지 소모량이 적고 충전 설비를 간소화할 수 있다.

연구팀은 1㎥당 50㎏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부피저장밀도를 가진 수소저장합금의 수소 흡·방출 압력을 정밀하게 제어해 최적의 합금 성분계를 설계했다.

설계된 합금은 10기압 이하의 낮은 압력에서도 별도의 압축이나 냉각 과정 없이 상온에서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하이드로켐과 고체수소 저장 모듈을 대형화하는 후속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량의 수소를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한국기계연구원, 2리터급 암모니아 엔진 개발

한국기계연구원 친환경모빌리티연구실 박철웅 책임연구원 연구팀과 현대차·기아 전동화설계센터가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를 별도 분해 과정 없이 직접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엔진을 개발했다.

암모니아는 연소속도가 가솔린보다 6배 느리고 발열량이 가솔린의 44% 수준이어서 순수 암모니아만 사용하면 연료소비가 가솔린의 2.3배이다. 또 연소속도가 느려 운전조건에 따라 연소되지 못하고 배출되는 미연소 암모니아가 발생한다.

그러나 자연발화온도(650°C)와 증발잠열(302kcal/kg)이 높아 공기량을 적절히 공급하면 가솔린, 디젤 등과 비슷한 수준에 열량을 발휘할 수 있고 연소촉진제와 함께 사용하면 암모니아의 가연성과 연소속도를 높일 수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친환경모빌리티연구실 박철웅 책임연구원이 개발한 암모니아 엔진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국기계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친환경모빌리티연구실 박철웅 책임연구원이 개발한 암모니아 엔진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국기계연구원)

여기에 연료탱크, 연료주입시스템, 배관 등을 부식에 강한 소재로 제작하고 미연소 암모니아와 질소산화물을 억제하는 장치를 설치하면 암모니아를 내연기관 연료로 활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해당 엔진에 출력이 불안정하고 유해배출물 생성이 많은 기체 연료 방식을 개선한 고압 액상 분사방식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대용량의 암모니아 연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또 점화장치 개선, 연료분사 시기, 흡배기 밸브 열림시기 최적화 등으로 성능을 높이고 암모니아 전용 후처리시스템으로 미연소 암모니아와 질소산화물 배출을 최소화했다. 동시에 열효율과 출력이 크게 향상됐다.

 

표준연, 수소연료 품질 실시간 모니터링 장비 개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반도체디스플레이측정그룹은 수소충전소에 설치해 차량으로 주입하는 수소연료 속 불순물의 성분과 농도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장비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수소를 수소전기차용 연료로 사용하려면 순도가 99.97% 이상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수소전기차용 수소연료를 생산, 저장, 운송, 이용하는 과정에서 불순물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불순물은 수소전기차에 탑재된 연료전지의 촉매를 손상시켜 과열과 성능 저하를 일으킨다. 심지어 예상치 못한 화학 반응으로 인한 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다.

실례로 2023년 11월 충주에서 다수의 수소승용차와 수소버스가 시동 불량 등의 문제로 운행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는 당시 충주바이오 수소융복합충전소와 목행동 수소충전소에서 불순물이 섞인 수소연료를 공급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수소충전소는 수소연료의 불순물을 국제표준화기구(ISO)의 기준에 맞게 측정·관리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분기마다 검사 기관이 충전소를 방문해 수소연료를 채취한 후 전용 설비에서 불순물을 측정하고 있다. 그러나 검사 시점 이외에는 수소연료에 불순물이 생겨도 감지할 수 없다.

(왼쪽부터) 이정순 책임연구원과 김상우 박사후연구원이 충주 수소버스충전소에 설치된 모니터링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왼쪽부터) 이정순 책임연구원과 김상우 박사후연구원이 충주 수소버스충전소에 설치된 모니터링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특히 불순물 검사를 위해 사용하는 외산 장비의 경우 가격이 비싼데다 1~2개의 성분만 분석할 수 있고 유지관리도 쉽지 않아 원활한 품질 검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 실정이다.

표준연이 개발한 장비는 ISO가 관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불순물 14가지 중 수증기와 산소, 아르곤, 이산화탄소, 메탄, 일산화탄소, 질소, 황화수소의 8가지 성분을 상시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수소연료 속 불순물의 농도가 기준치 이상으로 높아지면 관리시스템으로 경고 신호를 보내 관리자는 오염된 연료가 차량에 주입되기 전 이를 감지하고 조치할 수 있다.

연구팀은 현재 충주에 있는 수소버스충전소에서 실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실증이 완료되면 국내 기업에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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