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2025년도 산업기술혁신사업’에 작년보다 12% 늘어난 5조7,000억 원을 투입한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지원할 사업 수는 작년과 비슷한 총 218개다.

분야별로 △반도체,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바이오, 미래차, 차세대 로봇 등 6대 첨단전략산업에 1,581억 원 늘어난 1조2,565억 원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초격차 기술에 838억 원을 늘어난 1조8,158억 원 △AI, 디지털, 친환경 전환에 1,188억 원 증가한 6,602억 원 △우수인력 양성에 297억 원 증가한 2,591억 원을 지원한다.

이 중 수소분야는 14개 사업에 555억7,400만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는 작년보다 1개 사업이 줄었으나 지원금액은 약 65억 원 증가했다.

수소분야 사업을 키워드로 나눠 살펴본다.

다른 수소충전소보다 더 많은 안전장치가 설치된 서소문 수소충전소.
다른 수소충전소보다 더 많은 안전장치가 설치된 서소문 수소충전소.

#충전

먼저 도시철도 회생전력 유휴에너지 활용방안 기술실증에 22억7,000만 원이 투입된다.

이 사업은 도시철도에서 발생하는 회생에너지로 만든 전력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충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으로, 지난 2022년에 착수했으며 올해 종료된다.

회생전력은 전동차 제동 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로 만든 전력으로, 전동차 한 번 정차하면 1,600V 이상의 고전압이 10~30초 발생하는데 이를 발전량으로 환산하면 약 1MW다. 이는 1만㎡ 규모의 태양광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서울시에 따르면 상동변전소에 설치된 회생전력 재이용장치(1,350kW)를 통해 1년간 절감한 전력량은 61만8,301kWh로, 500kW급 태양광발전설비의 연간 전기발전량인 62만kWh와 비슷하다. 또 회생전력 관련 투자비용과 회수기간이 각각 10억 원, 13년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태양광발전(투자비용 25억 원, 회수기간 34년)의 절반 수준이다. 이같이 회생전력을 활용하면 에너지절약, 탄소중립, 비용절감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부산광역시와 부산교통공사는 회생전력으로 수소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온사이트 수소충전소를 도시철도 유휴부지에 구축하는 사업안을 정부에 제안, 2022년 4월 국토부와 산업부가 함께 추진하는 국책사업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부산시가 사업비를 마련하지 못해 지난 2023년 12월 해당 사업에서 제외됐다.

이로 인해 부산도시철도 유휴부지에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계획이 무산되자 산업부는 참여기업들과 논의를 진행, 한 참여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부지에 기업들이 자비를 들여 인프라를 구축하고 실증을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해당 부지가 도시철도가 없는 곳에 있어 심야전력과 태양광전력을 활용한다.

수소충전소의 부품·설비의 안전성 검사, 위험성 평가, 방호벽 설계 등 사고예방 안전관리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엔 4억9,500만 원이 투입된다. 

지난 2021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이 사업은 총 5개 과제를 지원하는 것으로, 과제는 △수소충전소 화재폭발 시 피해 저감 방호벽 설계기술 및 안전기준 개발 △수소저장 탱크·압력용기 이물질 탐상·재검사 기술 및 안전기준 개발 △수소충전소 압축기 현장 성능평가 가이드라인 개발 △수소전주기 통합 위험성 평가프로그램 및 액화수소 설비 안전기준 개발 △수소저장 탱크·압력용기 수소취성 안전성 검사기술 및 안전기준 개발이다.

산업부는 연차점검 결과에 따라 계속 지원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해양쓰레기수거용 친환경 선박 개발 인포그래픽.(사진=부산대 수소선박기술센터)
해양쓰레기수거용 친환경 선박 개발 인포그래픽.(사진=부산대 수소선박기술센터)

#선박

해양쓰레기수거용 LNG-수소 하이브리드 선박 개발사업에 13억7,800만 원이 투입된다.

지난 2022년에 착수한 이 사업은 해양쓰레기의 One-stop 해상처리를 위해 해양쓰레기 동결파쇄, 플라즈마 열분해 처리 기능을 탑재한 2,500톤급 해양쓰레기 수거·처리 선박을 개발하고 실증하는 것이다.

해양수산부와 지자체에선 2021년 기준 연간 약 12만 톤의 해양폐기물을 수거하고 있다. 수거된 해양폐기물은 오염도가 높고, 수분과 염분을 포함하고 있어 처리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돼 재활용이 어렵고, 소각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효율적인 처리방안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해양수산부, 산업부, 지자체(부산, 울산, 경남)는 총 450억 원을 투입해 친환경적이고 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수거·처리용 선박을 개발하기로 하고 해당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선박은 LNG-수소 연료 기반의 친환경 하이브리드 선박으로 건조되며, LNG 연료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냉열을 이용해 선상에서 수거한 해양쓰레기를 동결 분쇄한다. 분쇄된 분말은 플라즈마 기술을 이용한 합성가스 생산의 원료로 투입되며, 합성가스로부터 생산된 수소는 선내에 탑재된 수소연료전지로 연결돼 선내 전력 공급과 추진용 보조 동력으로 활용된다.

수소모빌리티 확대를 위해 지난 2022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개방형 연료전지시스템 설계·검증 플랫폼 기술 개발 사업’도 이번에 포함됐다. 올해엔 21억3,200만 원이 지원된다.

오는 2026년까지 진행되는 이 사업은 수소모빌리티 확산을 위해 중소·중견기업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플랫폼을 설계·해석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육상·해상·항공 모빌리티별 실도로 운행모드와 요소부품(배터리, 연료전지 등) 및 설계·검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소프트웨어 플랫폼 적용성 평가 및 검증을 진행한다. 

지원방식은 세부과제의 기술개발 결과가 상호 연계되는 과제로 총괄과제, 세부과제의 컨소시엄으로 구성해 수행하는 대형통합형 1개 과제를 지원한다. 대형통합형 과제란 사업화 성과 극대화를 위한 통합형 과제로서 2개 이상의 세부과제로 구성되고 5개 이사으이 산학연이 참여하는 과제를 일컫는다.

안전기반 소형 수소추진선박 기술 개발 및 실증 사업에 30억8,300만 원이 투입된다. 

지난 2022년에 착수한 이 사업은 온실가스 감축 조치로 저탄소·무탄소 연료의 사용 확대를 요구하는 대체연료 사용 선박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소형 수소추진선박의 설계·건조 기준을 개발하고 실제 선박을 건조·운영해 최종 상용화를 달성하는 것이다. 

이 사업은 산업부와 해수부의 공동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산업부는 수소연료전지 추진시스템의 핵심계통 및 장비를 개발하고 선박을 설계·건조하는 것을 주도하고 해수부는 수소연료전지추진시스템 설계·건조·실증 기준·절차를 개발하고 육·해상 실시간 안전 검증체계를 통해 실증을 주도한다.

NCC공정시설.(사진=LG화학)
NCC공정시설.(사진=LG화학)

#무탄소연료

올해 신설된 ‘석유화학 무탄소연료 기반 NCC공정기술 사업’에 44억1,000만 원이 투입된다.

이 사업은 석유화학의 핵심인 NCC(Naphtha Cracking Center) 공정에 사용하는 주연료를 수소 또는 암모니아로 대체하기 위한 시스템 개발을 지원하는 것이다.

NCC 공정은 기본원료인 탄화수소를 이용해 에틸렌, 프로필렌의 주산물과 수소, 메탄, C4유분, 열분해가솔린 등의 부산물을 생산하는 공정이다. 이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이 전체 석유화학산업 탄소배출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석유화학산업의 탄소배출량을 낮추기 위해선 NCC공정의 탈탄소화가 필요하다.

이에 석유화학산업은 NCC공정에 사용하는 화석연료를 무탄소연료로 전환하려 한다. 그 일환으로 이번 사업이 추진되는 것이다.

이번 사업은 △NCC 공정 열공급용 무탄소연료 연소기 개발 △무탄소연료 NCC 실증공정 개발 △합공정 설계자료 기반 경제성 및 온실가스 감축 분석 등 총 3가지 과제로 구성됐다.

제조공정 미활용 수소혼합가스 기반 청정연소기술 개발 사업에 35억 원이 투입된다. 

이 사업은 기초화학물질, 플라스틱, 산업용 반도체가스 등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활용 수소혼합가연성가스’를 연소설비의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고 온실가스 및 대기오염물질을 저감할 수 있는 청정연소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수소혼합가스 전용 산업용 연소시스템, 수소혼합가스 실시간 분석 및 화염진단 기반 연소제어 시스템, 수소혼합가스 연소 후 배출 대기오염물질 예측·저감 시스템 등을 개발한다.

지난 2022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철강분야 탄소중립을 위한 무탄소연료 전환 및 에너지효율 향상 기술개발사업’에 51억7,800만 원이 지원된다.

올해 종료되는 이 사업은 철강분야 하공정(쇳물생산 후 제품생산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화석연료를 수소·암모니아로 전환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기술을 개발한다.

이 사업은 총 3개 세부과제를 수행한다. 1세부과제는 시간당 40만N㎥급 수소예열 엔지니어링 기술 개발, 2세부과제는 철강 하공정 탄소 제로화 달성을 위한 1MW급 무탄소 연소 시스템 개발, 3세부과제는 3MW급 연소버너 설계·제조 및 실증기술 개발이다.

미세조류 등을 이용한 차세대 바이오연료 제조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하는 ‘차세대 친환경 바이오연료 생산기술개발’에 69억9,400만 원을 지원한다.

2023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이 사업은 △미활용 미세조류로부터 차세대 바이오연료 생산에 적합한 경제적인 유지 추출 및 정제공정 기술 개발 △수소사용량 저감 및 연료물성 개선이 가능한 파일럿급 촉매 및 수첨바이오 연료생산공정 통합기술 실증 △연료의 품질 성능 안전성 및 기준 개발, 적용기기 실증 및 기술경제성 평가, 상용화 법련 제·규정안 제시 등 총 3가지 과제로 구성됐다.

산업부는 1차년도에 3개 과제를 일괄 선정한 후 4년간 연차별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6년 11월까지 총 185억 원을 지원한다.

이천 대흥 액화수소충전소.(사진=SK이노베이션 E&S)
이천 대흥 액화수소충전소.(사진=SK이노베이션 E&S)

#액화수소

올해 종료되는 ‘액체수소충전소용 저장용기 및 공급시스템 기술개발사업’에 38억2,200만 원이 투입된다.

지난 2022년 7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이 사업은 수소버스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광역수소버스를 이용해 고속버스 운행조건 시스템 최적화 및 내구성능을 확보하고 고속버스에 적합한 액체수소 활용 대용량 수소충전소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하루 기화량 1.5% 수준의 1톤급 액화수소 저장탱크, 탱크에 저장된 액화수소를 기화해서 공급하는 공급시스템, 광역수소버스의 성능 및 내구성 향상을 위한 제어기술을 개발하고 기존 기체수소충전소를 대용량 액화수소충전소로 전환해 실증을 진행하는 것이다.

참여기업들은 크리오스와 동화엔텍이 1세부과제로 개발한 모듈을 창원 대원수소충전소에 설치해 하루 950kg, 시간당 100kg의 수소충전이 가능한 대용량 충전소로 전환(3세부, 창원산업진흥원 주관)하고, 수소광역버스에 수소를 충전해서 차량 성능개선 실증(2세부, 에이스웍스 주관)을 진행한다. 이 과제는 3월 말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액화수소충전 핵심부품 및 시설안전 기술개발사업에 90억2,200만 원이 투입된다. 

이 사업은 액화수소 설치 국내 초기 도입에 따른 액화수소 핵심부품·시설의 안전기술·기준을 개발해 제도화하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총 260억 원이 투입된다. 

이 사업은 △저장탱크·압력용기류 진공·단열 성능평가 기술·안전기준 개발 △액화수소 핵심부품 성능검사 기술·안전기준 개발 △수소충전소 설계·운전 안전성 검증 사전 진단 프로그램 개발 △액화수소충전소 구축 연계 안전성 평가·실증 및 안전기준 개발 등 총 4개 세부과제로 구성됐다. 

산업부는 연차점검 결과에 따라 계속 지원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올해부턴 액화수소인수기지 핵심설비 및 시설 안전기술개발 사업이 추진된다. 이를 위해 올해 30억 원이 투입된다.

이 사업은 인수기지 저장탱크 등 핵심설비·시설의 안전관리기술을 확보하고 그에 따라 도출된 안전기준을 바탕으로 제도를 만들어 국내 액화수소 인수기지 구축을 선제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부적으로 △연간 10만 톤의 액화수소를 인수하는 기지의 위험성 평가기술 및 안전기준 개발 △디지털 트윈 플랫폼 기반 실시간 위험예측 안전관리시스템 개발 △액화수소 인수기지 저장탱크 등 핵심설비 단열성능 평가기술 개발 △4만㎥급 액화수소 육상 저장 적·하역 시스템 안전성 평가 기술 개발을 수행한다.

산업부는 평가결과에 따라 지원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최종 선정된 기관은 이르면 오는 4월에 협약을 맺고 사업비를 지급받는다.

안산시가 수소시범도시 일환으로 구축한 수소배관.
안산시가 수소시범도시 일환으로 구축한 수소배관.

#기타 

천연가스배관망 수소혼입 안전성 검증 및 안전기술개발사업엔 102억9,000만 원이 투입된다.

2023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이 사업은 도시가스 배관망 공급압력별 최대 20% 수소혼입을 위한 배관망과 수요처의 안전성 검증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을 통해 안전기준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이 사업은 크게 도시가스 배관 수소취성 평가 및 수명예측 안전기술 개발·실증 과제와 도시가스 배관망 혼입 전주기(제조-공급-사용) 안전성 검증 기술 개발·실증 과제로 나뉜다.

여기서 도시가스 배관망 혼입 전주기(제조-공급-사용) 안전성 검증 기술 개발·실증은 △주택용·산업용 연소기·가스기기 연소성능 안전성 검증 안전기술 개발 △비금속 재료 수소침투 적합성 평가 및 가스유량 오차 검증 안전기술 개발 △도시가스 배관망 수소혼입 안전성 평가·실증 및 안전기준 개발 등 총 3개의 세부과제가 포함됐다.

산업부는 연차점검 결과에 따라 계속 지원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신규과제 중 85%를 상반기에 선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월부터 신규과제를 공고하고 있으며 4월부터 연구수행기관과 협약을 체결한다. 바이오, 로봇, 자동차, 조선해양 등 일부 사업은 현장수요를 반영해 2회에 걸쳐 공고할 계획이다.

계속과제의 경우 진도점검, 단계평가 등 중간점검 절차와 필요한 경우 기술개발 목표, 방향 등을 조정하는 협약변경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또 기술개발에 참여하는 기업과 연구자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예산집행에 필요한 절차를 2월까지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