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이 24일(일) WRC 일본 랠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이 24일(일) WRC 일본 랠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가 수소분야에서 협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은 지난 24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서 만났다. 

지난 10월 27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만난 지 약 한 달 만이다. 이는 양사가 처음으로 협업해 만든 행사다.

이날 정의선 회장은 기자들에게 “수소를 이야기해서 같이 좀 잘 협력하려고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키오 회장은 “인프라와 관련된 것은 앞으로 경쟁이라기보다는 협조라는 차원에서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수소라든지 그런 부분을 오늘도 여기 게러지에서 활용하고 있다”며 “그거를 정의선 회장이 보고 갔다. 앞으로도 협력이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도요타는 미래차 협력방안을 모색하며 관계를 다지고 있다. 특히 오랜 기간 막대한 투자를 해온 수소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현대차와 도요타는 글로벌 수소차 시장을 개척했다. 그러나 수소차 시장은 2022년 정점을 찍으면서 활성화되는 듯했으나 2023년 판매량이 20%나 감소하며 하락세로 돌아서더니 올해 더욱 심화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은 5,621대로 전년동기대비 34.1% 감소했다. 

정의선 회장과 아키오 회장은 침체된 수소차 시장을 살리기 위해선 협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수소분야 협력방안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실례로 지난 9월 서울에서 열린 ‘제2회 한미일 경제대화’에서 현대차와 도요타는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기술 협력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양사가 중장기 협력방안을 도출한다면 수소차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와 도요타는 이렇게 협력을 다지면서도 우군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9월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향후 주요 전략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며 생산 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 및 다양한 제품군을 고객에게 신속히 제공하는 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잠재적인 협력 분야는 승용/상용 차량, 내연기관, 친환경 에너지, 전기 및 수소 기술의 공동 개발 및 생산이다. 또 배터리 원자재, 철강 및 기타 소재의 통합 소싱 방안을 검토하고 유연성과 민첩성을 바탕으로 공동의 역량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도요타는 독일의 BMW와 수소전기차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이들은 지난 2012년 6월부터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협력해왔다.

이번 파트너십 강화로 도요타는 BMW에 수소저장탱크, 연료전지 시스템 등 수소전기차 핵심 부품을 이전보다 더 많이 공급할 예정이다. BMW는 이를 토대로 수소전기차에 탑재할 드라이브 시스템을 개발한다. 이 시스템은 승용차와 상용차에 모두 적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오는 2028년에 첫 번째 수소전기차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협력을 다지면서도 현대차와 도요타는 자신만의 철학을 담아 수소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전동화의 강점을 녹여낸 수소차를, 도요타는 내연기관의 강점을 녹여낸 수소차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미래차에 적용할 기술을 개발·검증하기 위해 고성능 수소전기차 롤링랩인 N Vision 74와 소형 고성능 전기차 롤링랩인 RN24 등을 제작‧운영하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 2021년부터 매년 자동차경주대회에 수소엔진을 탑재한 차량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액체수소, 바이오가스 기반 수소로 만든 합성연료 등 대회마다 다른 연료를 넣고 있다.

라이벌이자 공생관계인 이들의 행보가 수소차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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