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가 세계 최초로 1GW를 넘어섰다. 초기에는 MCFC(용융탄산염연료전지)와 PAFC(인산형연료전지) 방식이 주를 이루었지만 SK에코플랜트가 미국 SOFC 기업 블룸에너지와 손잡고 지난 2020년 1월 합작법인 ‘블룸SK퓨얼셀’을 설립한 이후 SOFC(고체산화물연료전지)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PAFC로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을 주도해온 두산퓨얼셀도 영국의 세레스파워와 손잡고 발전용 SOFC 시스템을 개발해 SOFC 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건물용 연료전지는 PEMFC(고분자전해질연료전지)가 대세였지만 국내 최초로 안성에 SOFC 전주기 공장을 마련한 미코파워가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SOFC도 함께 보급되고 있다.
SOFC는 현존하는 연료전지 기술 중 발전효율이 가장 높고 열 생산도 가능해 데이터센터, 의료시설, 유틸리티 규모의 발전소 등 여러 분야에 활용될 수 있어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된다.
영국의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IDTechEx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2023~2033년: 기술, 응용 분야와 시장 전망’ 보고서(2023년 4월)에 따르면 SOFC는 연평균 25.1%의 성장률을 기록해 2033년에는 68억 달러(9조 원)에 이르는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코파워, SOFC 전주기 생산체계 구축
국내 SOFC 시장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 바로 미코파워다. 미코파워는 2008년부터 자체 기술로 SOFC 개발을 시작해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셀과 스택, 시스템에 이르는 전주기 일괄 생산체계를 구축한 기업이다. 건물용 연료전지 사업을 시작으로 2025년부터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 진출을 목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19년 9월 준공한 국내 최초의 SOFC 시스템 제조공장(안성, 연간 1MW 규모)에 이어 지난 11일 평택에 연간 100MW 규모의 신공장을 착공했다.

미코파워는 모기업 미코가 반도체 사업을 통해 축적한 세라믹 기술을 바탕으로 SOFC 단전지 및 평판형 SOFC 스택 제조기술을 확보했다. SOFC 셀과 스택, 시스템까지 전주기 제조기술을 확보한 미코파워는 처음으로 2㎾ SOFC 시스템 ‘TUCY’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국내 1호 SOFC 분야 신제품(NEP) 인증과 한국산업표준(KS) 인증 등의 성과를 바탕으로 조달청 우수제품으로도 선정되어 본격적으로 전국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2kW 수소 전용 SOFC 시스템(TUCY H)도 개발했다.
2kW 상용 SOFC 시스템을 출시한 이후 다수의 스택을 연결해 높은 출력을 내는 스택 모듈화 기술도 개발해왔다. 이를 통해 8kW급, 150kW급 SOFC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미코파워의 SOFC 시스템은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63.3%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발전효율을 공인받은 바 있다.
분산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 진출
미코파워는 150kW급으로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올해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 진출 준비에 힘써왔다. 지난 6월 산업부의 ‘제43차 사업재편계획 심의위원회’에서 탄소중립 사업재편 1호로 승인되어 R&D, 금융 등의 지원을 받게 됐다. 기존 건물용 연료전지 시스템 사업을 분산 발전용 연료전지 시스템 사업으로 재편한다.

미코파워는 CHPS(청정수소발전의무화제도)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시행으로 발전용 연료전지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25kW 스택 6개를 하나로 묶은 150kW SOFC 시스템을 개발해 오는 2025년부터 시범 생산에 나서 2026년부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데이터센터, 비상전원, 에너지슈퍼스테이션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지난 7월에는 경기도와 경기도테크노파크가 주관하는 ‘2024년 경기도 유망기후테크 지정·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사업비를 지원받게 됐다.
아울러 연료전지 기술을 기반으로 그린수소 생산이 가능한 SOEC(고체산화물수전해) 기술을 개발 중이다.

미코파워는 평택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 내 약 3만3,057㎡ 부지에 100MW급 SOFC 생산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약 2만4,000㎡ 규모의 제조시설은 AI 기반 스마트팩토리로 구축되며, 연간 1GW까지 확장이 가능한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되어 수출 전진기지로 성장할 전망이다. 준공 후 5년 안으로 1GW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미코파워는 올해 착수한 산업부 주관 ‘연료전지 셀 양산기술 및 품질 안정화 기술 개발’ 국책과제에 참여해 AI 기반 SOFC 품질향상 기술을 개발 중이다. 연료전지 제조 공정에 딥러닝이 가능한 AI 기반 고속 자동검사 공정을 도입해 양산 품질과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함이다.
미코파워는 평택 신공장에서 SOFC 시스템뿐만 아니라 SOEC 제품도 생산할 예정이다. 지난 11일 평택 신공장 착공식에서 건물용(2kW, 8kW) 및 발전용(150kW) 연료전지 시스템과 SOEC 제품을 소개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하태형 미코파워 대표는 “평택 신공장은 셀 생산부터 시스템 조립까지 전 공정의 완벽한 내재화로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9년까지 현재 대비 8배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1조 원 매출을 달성해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대한민국을 글로벌 수소경제 강국으로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