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자동판매기(이하 자판기)의 왕국이라고 불릴 만큼 수많은 자판기가 운영되고 있다.
일본 자동판매 시스템 기계공업회에 따르면 자판기 보급대수는 2022년 말 기준 약 397만 대로, 미국(약 645만 대)에 이어 2번째로 많다. 그러나 인구 대비 자판기 대수로 보면 일본이 자판기 1대당 31명으로 세계 1위다. 또 연간 매출액은 미국보다 1조 엔 많은 5조 엔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현금을 사용하는 문화가 여전한 데다 인구밀도가 높고 도로 정비가 잘되어 있어 상품을 보충하고 현금을 회수하는 비용이 낮으며 전력 인프라와 자판기 관리 및 운용 시스템이 잘 정비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엔 음료수뿐만 아니라 우유음료, 커피류, 주류, 즉석면, 냉동식품, 담배, 위생용품, 완구 등 다양한 자판기가 운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탄소중립 히트펌프 자판기, 친환경 냉매 자판기, 전력효율 기능 탑재 자판기, 이산화탄소 흡수 자판기 등 친환경 자판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수소연료전지로 작동하는 자판기가 등장에 주목을 받고 있다.
연료전지 기반 자판기 등장
도요타는 지난 2월 4일부터 11일까지 8일간 훗카이도에서 열린 삿포로 눈축제에서 수소전기 음료 자판기를 선보였다.
이 자판기는 미라이에 적용되는 연료전지 기술로 만든 소형 연료전지가 수소저장합금에 저장된 수소와 외부에서 유입되는 산소로 만든 전기로 작동된다.
도요타는 현재 일본의 음료제조업체인 다이도(DyDo)와 협력해 수소전기 자판기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음료수, 여성위생용품 등 다양한 자판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도요타의 미래도시인 우븐시티에서 실증을 진행해 구매 전후 사용자 행동 관련 데이터 등을 수집해 제품 및 서비스 개발에 사용한다.
또한 일본에서 코카콜라 용기 제조와 유통을 맡은 ‘코카콜라보틀러스재팬’은 내달부터 10월까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에서 수소전기 음료자판기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수소전기 음료자판기는 코카콜라보틀러스재팬과 일본의 전자기기 제조업체인 후지전기가 개발한 친환경 음료 자판기다.
이 자판기 내부엔 후지전기가 개발한 연료전지와 수소저장용기가 탑재됐다. 연료전지는 저장용기에 저장된 수소와 외부에서 유입되는 산소로 전기를 만든다. 이 전기는 배터리에 저장되어 자판기를 가동하는 데 사용된다.
이같이 스스로 전기를 만들고 저장하기 때문에 해당 자판기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설치할 수 있다. 다만 자판기 측면에 추가 발전기 모듈이 장착되기 때문에 설치 면적이 기존 자판기보다 넓다.
코카콜라보틀러스재팬은 수소전기 음료자판기를 엑스포에 총 58대를 설치할 예정이다. 특히 자판기 측면에 수소로 전기를 만드는 과정을 표시하는 모니터를 붙여 기술을 자세히 소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수소저장용기의 교체 주기, 연료전지의 최대출력, 배터리 저장용량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코카콜라보틀러스재팬은 수소전기 음료자판기뿐만 아니라 히트펌프 자판기, 친환경 냉매 자판기, 전력효율 기능 탑재 자판기 등 친환경 음료 자판기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자판기 부문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을 60% 줄인다는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