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퓨얼셀은 2018년 10월 국내 연료전지 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됐다.(사진=에스퓨얼셀)
에스퓨얼셀은 2018년 10월 국내 연료전지 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됐다.(사진=에스퓨얼셀)

정부가 2019년 1월 수소전기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세종공업, 풍국주정, 한온시스템, 상아프론테크 등 수소차 관련 주식이 크게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수소발전 입찰시장을 도입할 때에도 두산퓨얼셀 등 연료전지 관련 주식이 상승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상장하는 수소전문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에스퓨얼셀, 두산퓨얼셀, 범한퓨얼셀, 일진하이솔루스가 대표적인 수소 상장사로 꼽힌다. 이들 기업은 모두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수소전문기업으로도 지정되었다. 이들의 행보는 수소시장의 현황과 미래를 갸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에스퓨얼셀

에스퓨얼셀은 가정·건물용 연료전지 시장 1위 기업으로, 2018년 10월 국내 연료전지 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됐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생산설비 증설과 해외 시장 개척에 주력하며 지난 2021년 8월 설립한 에스모빌리티를 통해 지게차·드론·선박 등 모빌리티 파워팩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HD현대건설기계와 업무협약을 맺고 수소지게차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5톤 미만 소형 수소지게차에 탑재할 파워팩을 개발했다. 2024년부터는 원일티엔아이, HD현대사이트솔루션, 건설기계부품연구원 등과 함께 수소저장합금 저장시스템을 적용한 실내 물류용 수소지게차 및 수소충전시설을 개발하는 국책과제를 주관하며 이에 적용할 연료전지 파워팩을 개발 중이다. 

이미 2kW급 연료전지와 액체수소용기를 탑재한 수소드론 개발에도 성공했다. 

에스퓨얼셀 직원이 건물용 연료전지 제품의 품질 평가를 하고 있다. 
에스퓨얼셀 직원이 건물용 연료전지 제품의 품질 평가를 하고 있다. 

2022년 9월에는 국내 최초로 5kW급 건물용 연료전지의 유럽 CE 인증을 획득해 유럽 연료전지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20년 3월 중국에 건물용 연료전지를 처음으로 수출한 바 있지만 중국이 건물용 연료전지 보급에는 소극적이어서 중국 사업은 중단한 상태다. 

모빌리티 파워팩 사업과 해외사업에서 실질적인 매출이 나오지 않고 기존 건물용 연료전지 판매도 줄어 최근 영업 실적이 좋지 않다. 지난 2015년부터 매년 매출성장을 보였지만 2023년부터 하향세로 접어들었다. 매출액은 2020년 470억 원, 2021년 473억 원, 2022년 468억 원으로 정체 현상을 보이다가 2023년은 325억 원으로 2022년 대비 30.5%나 줄었다. 영업이익(2020년 21억 원, 2021년 23억 원, 2022년 12억 원)과 당기순이익(2020년 16억 원, 2021년 49억 원, 2022년 8억 원)도 2022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2023년에는 2022년 대비 각각 -25억 원, -23억 원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건설산업 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건물용 연료전지 판매 감소)와 신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 증가 등이 주원인으로 분석되었다.

2024년 한 해 실적은 올해 2월에 나올 예정으로, 2024년 1~9월 매출액은 261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억 원의 적자, 당기순이익은 2억3,000만 원으로 나왔다.

최근 1년간 주가는 하향세다. 최고 2만1,100원을 찍은 후 지난 3일 8,29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에스퓨얼셀은 모빌리티 파워팩 사업과 해외사업에서 실질적인 매출 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퓨얼셀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대표 기업인 두산퓨얼셀은 2019년 10월 두산으로부터 분할 상장됐다. 당시 두산은 인적분할을 통해 두산퓨얼셀과 두산솔루스를 설립하고 이 두 회사를 코스피시장에 상장했다. 

두산퓨얼셀은 미국 UTC사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PAFC를 개발해 국내외에 공급하고 있다. 주력제품인 M400 모델(440kW)은 분산발전, 데이터센터, 대형빌딩, 냉동창고 등 다양한 곳에 설치되었다. 현재 약 330.94MW(758대)가 가동 중이고, 약 176.52MW(398대)가 설치 중이다. 

두산퓨얼셀의 발전용 연료전지 제품.(사진=두산퓨얼셀)
두산퓨얼셀의 발전용 연료전지 제품.(사진=두산퓨얼셀)

모듈 내부 개질기를 통해 생산한 수소를 이용해 전기와 열까지 생산하는 3중 수소연료전지시스템(Tri-gen)도 개발했다. 

영국의 세레스파워(Ceres Power)와 기술협약을 맺고 발전용 SOFC 개발도 진행 중이다. 새만금산업단지에 50MW 규모의 공장을 구축하고 양산을 준비 중이며,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두산 자회사 하이엑시엄과는 선박용 SOFC를 개발 중이다. 

두산퓨얼셀은 수소버스 제작 자회사인 하이엑시움모터스를 설립하고, 발라드파워시스템즈와 함께 공동으로 개발한 모빌리티용 수소연료전지(PEMFC) 시스템을 탑재한 수소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두산퓨얼셀의 실적은 악화일로에 있다가 2025년부터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은 2021년 3,814억 원, 2022년 3,121억 원, 2023년 2,609억 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021년 180억 원, 2022년 72억 원, 2023년 16억 원으로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021년 87억 원에서 2022년 38억 원으로 줄었다가 2023년엔 85억 원의 적자를 냈다. 수주가 연말에 집중되거나 일부 프로젝트의 발주가 다음해로 이월되고, 계획했던 수주 및 수출 차질 등의 요인으로 분석되었다. 

2024년 1~9월(1~3분기) 매출액은 1,502억 원, 영업이익은 8억 원, 당기순이익은 –42억 원(적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4년 4분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월 15일 2024년 4분기 매출액이 2,58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74억 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했다. 기존 수주 프로젝트 납품 병목이 해소되고 2023년에 낙찰된 청정수소발전시장(CHPS) 물량의 납품이 본격화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2025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756억 원, 2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1%, 246.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4년에 낙찰된 CHPS 및 잔여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물량 수주로 신규 수주를 최소 100MW 이상으로 예상해서다.

두산퓨얼셀의 주가도 하향 추세다. 최근 1년간 2만7,300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후 지난 3일 1만5,5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범한퓨얼셀

지난 2019년 12월 모회사인 범한산업으로부터 물적 분할을 통해 설립된 범한퓨얼셀은 2022년 6월 코스닥에 상장됐다. 잠수함용·건물용 연료전지(PEMFC) 제조, 수소충전소 구축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개발도 완료해 성능 평가를 거쳐 출시할 예정이다. 선박용 및 발전용, 수소전기버스용 연료전지 등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기체수소충전소 30개소를 수주해 25개소 구축을 완료하고 5개소를 구축 중이다. 특히 국내 최초로 수소버스용, 수소화물차용 및 수소트램용 대용량 수소충전소를 구축한 경험이 있다. 

범한퓨얼셀이 구축한 창원가포충전소에서 수소버스가 충전 중이다.
범한퓨얼셀이 구축한 창원가포충전소에서 수소버스가 충전 중이다.

액화수소충전소도 처음으로 수주했다. 지난 1월 2일 한국가스기술공사와 액화수소충전소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번 계약은 ‘인천공항 수소교통 복합기지’ 건설사업의 일환으로, 범한퓨얼셀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주차장 내에 대용량 액화수소충전소를 구축한다.

범한퓨얼셀은 2024년 11월 중국 우한퓨처에너지와 후베이성 우한시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중국 진출을 추진 중이다. 중국 외에도 중동 및 동남아 진출을 위해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며, 해외수출에 용이한 패키지 형태의 수소충전소를 개발해 실증 중이다. 

매출액은 2021년 461억 원, 2022년 506억 원으로 성장하다가 2023년에 305억 원을 기록해 2022년 대비 39.4%나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21년 62억 원, 2022년 13억 원, 2023년 52억 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2021년 33억 원, 2022년 22억 원, 2023년 –24억 원(적자 전환)을 기록했다. 2023년 실적은 장보고-III Batch-II 3번함용 연료전지 모듈 납품계약 지연, 액화수소충전소 시장진입 지연, 매출액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상승 등의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2024년 1~9월 매출액은 269억 원, 영업이익은 24억 원, 당기순이익은 10억 원을 기록했다. 

범한퓨얼셀의 주가도 하향세다. 최근 1년간 2만9,500원 고점을 찍은 후 지난 3일 1만3,2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범한퓨얼셀이 기체수소충전소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액화수소충전소 시장에서 큰 성장을 이룰 지 주목된다. 


일진하이솔루스

2021년 9월 코스피에 상장된 일진하이솔루스는 수소저장탱크 전문기업이다. 2012년 11월 일진복합소재로 출발해 차량용 타입4 수소탱크 제조·판매사업(수소사업부)과 매연저감장치 제조·판매사업(환경사업부)을 하고 있다. 2021년 4월 회사의 상호를 지금의 일진하이솔루스로 변경했다. 

지난 2014년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차량용 타입4 수소저장용기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 2021년 7월 국내 최초로 튜브트레일러용 타입4 450bar 수소저장용기 인증을 획득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3년 12월 국내 최초로 타입4 450bar 튜브트레일러 상용화에 성공했다. 2024년 11월 롯데에어리퀴드 에너하이와 450bar 수소 튜브트레일러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판매 확대가 기대된다. 

일진하이솔루스의 타입4 450bar 튜브트레일러.
일진하이솔루스의 타입4 450bar 튜브트레일러.

전라북도 탄소융복합산업 규제자유특구에서 타입4 525bar 튜브트레일러 제조 및 안전성 실증도 진행하고 있다. 국책 과제인 ‘상용차용 액체수소저장용기 극저온 단열소재 기술개발’을 수행하는 등 액화수소 분야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매출액은 2021년 1,177억 원, 2022년 1,090억 원, 2023년 787억 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021년 98억 원, 2022년 27억 원, 2023년 –98억 원(적자 전환)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당기순이익은 2021년 89억 원, 2022년 70억 원, 2023년 14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 실적은 수소사업부 인프라 확장 지연과 환경사업부 보조금 예산 감소로 인한 매출·손익 하락 때문으로 분석됐다. 

2024년 1~9월 매출액은 523억 원, 영업이익은 –59억 원, 당기순이익은 12억 원을 기록했다. 2023~2024년 국내 수소승용차 보급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실적 개선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일진하이솔루스의 주가도 하향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1년간 2만8,400원 고점을 찍은 후 지난 3일 1만5,11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일진하이솔루스의 성장 모멘텀은 수소버스 확산과 대용량(450bar) 튜브트레일러로 보인다. 약 87억 원을 투자해 수소상용차 물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시설 증설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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