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필로스의 1MW급 알칼라인 모듈형 수전해시스템. 
지필로스의 1MW급 알칼라인 모듈형 수전해시스템. 

그린수소 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24년 12월 6일 창립식을 가진 한국수소환경협회에 참여한 지필로스가 새해 들어서부터 네팔 수소 시장 공략에 나서 주목된다. 한국수소환경협회가 협회 참여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한 만큼 지필로스의 네팔 진출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필로스는 연료전지시스템용 전력변환장치 제조사업으로 출발해 지금은 수전해 P2G시스템 통합 솔루션까지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 최초로 제주도 상명풍력발전단지에서 재생에너지 기반 그린수소 생산 실증사업(500kW급)에 성공한 이후 3.3MW급(제주 행원리)에 이어 국내 최대 규모인 10.9MW급 그린수소 생산사업(제주 동복·북촌풍력발전단지)에 참여하고 있다. 

해외 진출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우선 재생에너지 여건이 좋아 그린수소 생산의 최적지로 평가받는 모로코와 프로젝트 협력을 모색 중으로 아프리카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2024년 6월 말 지필로스를 방문한 모로코 에너지 연구기관인 IRESEN의 관계자들과 수소생산기술 및 사업협력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이번에 수력발전 여건이 최상인 네팔 그린수소 시장을 공략한다. 


지필로스, 네팔 진출 추진

지필로스는 네팔 수소시장 진출을 위해 공공·금융·제조 등 다양한 산업영역에서 플랫폼 정보시스템 구축·운영 등의 종합 IT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유플러스아이티와 손잡았다. 

박가우 지필로스 대표(왼쪽)와 김상하 유플러스아이티 대표가 네팔 수소사업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박가우 지필로스 대표(왼쪽)와 김상하 유플러스아이티 대표가 네팔 수소사업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지난 1월 8일 네팔 수소에너지 사업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네팔 현지 사정에 밝은 유플러스아이티가 수소사업 관련 플랫폼 개발과 운영지원을 담당한다. 지필로스는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 시스템 개발·구축, 수소생산기술 제공 등 네팔 현지 업무를 공동 수행하기로 했다. 그린수소 생산에는 수력발전 잉여전력을 활용한다. 

박가우 지필로스 대표와 김상하 유플러스아이티 대표는 2024년 12월 수실 가왈리(Sushil Gyawali) 네팔 투자청장과 환담하는 자리에서 수력 분야 P2G(Power to Gas) 기술·사업협력 의지를 밝혔다. 

네팔 투자청장도 “네팔에는 수소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수자원과 전력이 풍부하고, 에너지원 다양화와 대체에너지 개발 필요성이 확대됨에 따라 점차 수소에너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긴밀한 우호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했다. 


수력수소 잠재력 풍부한 네팔

네팔은 히말라야산맥에서 공급되는 풍부한 수자원을 보유한 나라로 2045년까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6,000개가 넘는 강과 산지 지형을 활용한 수력 발전량과 전력 사용률을 제고해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화석 에너지를 점차 대체하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네팔의 총 발전 설비용량은 2,205MW이다. 이중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97.58%인데, 수력발전이  91.7%(2,022MW)를 차지한다.

하지만 국가 전력망이 닿지 않는 산간지역 가정은 여전히 바이오매스 에너지(장작, 농업 잔류물 등) 의존도(2021년 66%)가 높아 에너지 효율성이 떨어지고 환경오염을 유발해 신기술을 적용한 친환경 바이오 에너지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네팔 정부는 산간지역을 중심으로 가구·마을별 전력 공급을 위한 소수력 개발·보급에 나서고 있다. 수력발전의 잉여전력을 이용해 그린수소를 생산, 위성도시에 수소연료전지 발전기를 통해 전력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지필로스는 2024년 12월 본사를 방문한 네팔 투자청 관계자들에게 수력 분야 P2G 기술·사업 협력 의지를  밝혔다. (사진=지필로스) 
지필로스는 2024년 12월 본사를 방문한 네팔 투자청 관계자들에게 수력 분야 P2G 기술·사업 협력 의지를  밝혔다. (사진=지필로스) 

토토 사이트 칼럼니스트인 안치훈 현대건설 책임연구원의 칼럼에 따르면 전 세계 수력발전은 설치용량 기준으로 1,360GW 규모의 설비가 운영되고 있는데, 구축된 총 재생에너지 용량의 약 50%를 차지한다. 중앙아시아 지역이 수력발전 기반 그린수소 잠재력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이미 구축된 전 세계 수력발전 설비의 약 42%가 집중되어 있고 대량의 그린수소를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잉여발전 잠재량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향후 수자원 개발 여력도 높다. 네팔의 경우 총 2.3GW 수력발전 설비 중 약 40%인 0.9GW가 잉여 상태이며, 타지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은 수력발전 개발률이 4~10%에 머물러 있다. 

안치훈 현대건설 책임연구원은 “경제발전과 국제적 탄소중립 동참을 위해선 수력수소가 이들 국가에 좋은 선택지일 수 있고, 풍부한 해외 공사실적과 역량을 갖춘 국내 EPC 업체에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라며 “정부와 공사, 민간이 협업해 수력 인프라, 수소 생산·활용, 도시계획 등을 연계한 종합적인 수출모델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네팔 수력발전 기반 수소사업 추진

지필로스와 유플러스아이티는 네팔에서 우선 그린수소를 활용하는 연료전지 발전사업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사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필로스는 제주도 그린수소 생산사업을 통해 재생에너지 전기를 이용한 수전해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저장·활용하는 P2G(Power to Gas) 통합시스템의 설계부터 운영솔루션에 이르는 전주기 기술을 확보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인증을 받은 100kW PEM 수전해시스템.(사진=지필로스)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인증을 받은 100kW PEM 수전해시스템.(사진=지필로스)

수전해 시스템 상용화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4년 6월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국내 첫 상용화를 위한 공장 제조형 100kW PEM 수전해 시스템(22.5N㎥/hr)에 대한 수소용품 인증(KGS AH 271:2024)을 받았다. 이 시스템을 제작해 청주 대청취수장, 제주 용수파력시험소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수력 기반 수전해 시스템 상용화 경험을 쌓는 계기가 되어 네팔 현지 수전해 시스템 개발·구축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수력발전 기반 그린수소 인프라 구축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2023년 9월 성남 광역정수장의 소수력발전을 이용한 수전해 그린수소 생산시설을 준공한 데 이어 밀양댐의 소수력과 충주댐의 대수력을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충전시설 구축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필로스는 지난 2023년 말 수원 고색산업단지에 공장제조형 수전해 시스템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알칼라인 수전해(100kW~1MW) 인증과 대용량 제품화도 추진하고 있다. 국책 과제를 통해 차세대 수전해 기술인 고체산화물 수전해(SOEC) 기술 개발에도 나섰다.

지필로스가 주관사로 진행한 제주 상명풍력발전단지 그린수소 생산 실증사업(500kW급) 현장.

박가우 지필로스 대표는 “유플러스아이티와 함께 네팔 내 풍부한 수력 자원을 활용해 P2G 시스템 기술을 접목한 그린수소 생산과 수소발전기 보급 사업을 추진해 네팔 시장을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플러스아이티는 2024년 1월 전기차 충전기(EVC), 충전소 운영 플랫폼(CSMS) 및 가상 발전 플랫폼(VPP) 사업을 위해 에너지사업본부를 출범하고, 전기차 충전기 브랜드인 ‘카리브(CAREV)’를 런칭했다. 2024년 6월에는 연간 완속 충전기 약 3만6,000대, 급속 충전기 약 3,0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인천공장을 오픈했다. 

김상하 유플러스아이티 대표는 “지난해 에너지사업본부를 신설해 친환경 에너지 신사업에 새롭게 뛰어든 만큼 전사적 역량을 집중시켜 해외 시장 공급망 확장과 에너지 토탈서비스 전문 기업의 위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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