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분야 수소기술의 전과정평가 방법론 개발 및 시범 적용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국토교통분야 수소기술의 전과정평가 방법론 개발 및 시범 적용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1월 1일 새로운 차원의 수소도시를 만들기 위해 수립한 ‘수소도시 추진전략 2.0’을 발표했다. 이 전략은 크게 △수소생태계 확산을 위한 수소도시 고도화 △12대 수소도시 조성 △수소도시 조성기반 강화 등 3가지 세부 추진과제로 구성됐다. 

수소도시 조성기반 강화는 수소도시 원천기술에 기반한 해외진출 전략을 모색하고 수소 관련 기술 개발에 맞춰 수소도시 안전관리를 고도화하는 것이다. 이에 K-수소도시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추진 중인 R&D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해외 실증, 수소효과 검증 등 신규 과제를 지속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여러 수소도시 관련 R&D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국토교통분야 수소기술의 전과정평가 방법론 개발 및 시범 적용’ 사업이다. 

이 사업은 공통(수전해, 개질, 연료전지), 교통(버스, 철도 등), 건물(연료전지 등), 인프라(배관, 충전소 등) 등 국토교통 분야의 수소기술(생산, 수송, 이용)을 활용하여 탄소중립 성과를 정량적으로 산정하기 위해 국제표준 기반의 전과정평가 방법론을 개발하고, 이를 지원하는 수소도시 전용 산정 툴(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수소 관련 정책이나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선 생산, 이송, 저장, 활용 등 전과정에서 투입되는 원부자재 및 유틸리티로 인해 배출되는 환경영향(온실가스 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청정수소인증제 등 수소를 생산·수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하는 체계가 있으나 교통, 건물, 시설 등 수소를 활용하는 곳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하는 체계가 없어 수소를 활용하는 것이 환경과 경제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검증할 수 없다.

울산 북구에 있는 경동수소충전소. 울산시는 3기 수소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산단에서 생산되는 수소를 충전소로 이송하는 배관을 구축할 계획이다.
울산 북구에 있는 경동수소충전소. 울산시는 3기 수소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산단에서 생산되는 수소를 충전소로 이송하는 배관을 구축할 계획이다.

반면 미국, 일본, EU 등은 경제적, 산업적, 환경적 파급효과를 고려해 수소분야 전과정평가 인프라(방법론 및 가이드라인, LCI DB, 플랫폼)에 대한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EU는 수소 관련 프로젝트에 전과정평가 적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EU 연료전지 및 수소에너지 기술개발 공공·민간 파트너십인 ‘FCH JU’는 수소기술 전과정평가 방법론인 ‘FC-Hy Guide’와 데이터베이스를 개발했다.

국토부는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는 동시에 교통, 건물, 도시 분야 인프라 구축에 수소에너지 도입과 함께 필요한 검증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이번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국토교통분야 수소기술 전과정평가 및 탄소중립 기여도 평가 방법론 개발 △국토교통분야 수소기술 전과정목록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관리 기술 개발 △수요자 맞춤형 전과정평가 플랫폼 개발 및 시범 적용 등 총 3개의 핵심기술 개발이 포함된다.

먼저 국토교통분야 수소기술 전과정평가 및 탄소중립 기여도 평가 방법론 개발은 △공통 수소기술(수전해, 연료전지 등) △수소 인프라(배관, 층전소 등) 및 교통 기술(수소철도 등) △수소 활용 건물 등 3개 분야의 전과정평가 방법론과 탄소중립 기여도 평가 방법론을 개발하고 이를 수소도시 등에 시범적용해 내용을 보완한다. 

이를 통해 수소도시 전과정평가 방안과 수소도시 전과정 온실가스 산정 가이드라인을 개발한다. 가이드라인을 국토교통분야 수소기술 사업 등과 연계해 시범 적용하고 탄소중립 기여도 평가 방안을 제시한다.

국토교통부의 철도기술연구사업 일환으로 개발된 국내 첫 수소전기열차.
국토교통부의 철도기술연구사업 일환으로 개발된 국내 첫 수소전기열차.

국토교통분야 수소기술 전과정목록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관리 기술 개발은 △공통 수소기술 △수소 인프라 및 교통 기술 △수소 활용 건물 등 3개 분야의 전과정목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국제표준에 부합한 검증 절차를 통해 글로벌 LCI DB 플랫폼인 UN GLAD에 등록한다.

이를 바탕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원단위 데이터 수집, 온실가스 배출량 계산 등이 포함된 국토교통분야 수소기술 전과정평가 계산 모듈과 매뉴얼을 개발하고 이를 수요자가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샘플집을 제작한다.

전과정평가 계산 모듈을 통해 도출된 성과물은 산정 툴인 플랫폼과 연계되며 수요자 및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평가가 진행된다. 이를 통해 수소기술 전과정평가 플랫폼 운영방안을 수립하고 수소도시에 시범 적용한다. 시범 적용 결과를 반영해 플랫폼을 개선하고 플랫폼 매뉴얼, 가이던스 및 샘플집을 개발한다. 

사업기간은 오는 2028년 12월까지 5년이며 총사업비는 99억 원이다. 인하대학교,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국토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고등기술연구원 등 총 9개 기관이 참여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등은 사업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한다.

이번 사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기 위해 주관연구기관인 인하대학교의 황용우 교수를 찾았다.

안산시가 수소시범도시 사업 일환으로 세운 수소생산기지.
안산시가 수소시범도시 사업 일환으로 세운 수소생산기지.

Q. 이번 사업을 자세히 소개해달라.

수소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청정수소인증제 등 수소생산부문에 대한 LCA는 있으나 수소활용부문에 대한 LCA는 없다. 이런 이유로 현재는 수소활용부문 환경성을 평가할 때 ‘수소가 이 정도 들어가면 온실가스가 이 정도 줄어들겠구나’라는 단순계산만 하고 있다.

그런데 국토부가 용역을 통해 외국의 LCA 체계를 기준으로 수소시범도시의 환경성을 평가해보니 여러 이점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수소도시 원천기술을 수출할 때 탄소중립 효과를 분석한 리포트가 있으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Q. 국토교통분야 수소기술 전과정평가 플랫폼이 필요한 이유는?

수전해로 그린수소 1kg을 생산할 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0.5kg이더라도 수소활용 인프라가 많으면 온실가스 저감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 즉 수소경제에서 수소활용 인프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수소로 인한 온실가스 저감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수소활용 인프라의 환경성과 경제성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수소를 이송하는 구간이 10km일 때 튜브트레일러와 배관 중 어떤 것을 활용하는 것이 환경성과 경제성에서 더 우수한지 평가하고 결과를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또 사업자들이 거래할 때나 정부가 수소 관련 정책을 수립할 때 중요한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황용우 인하대학교 교수.
황용우 인하대학교 교수.

Q. 사업은 어떻게 추진되나?

사업은 총 3단계로 구성됐다. 1단계는 1~2차년도, 2단계는 3~4차년도, 3단계는 5차년도로 나뉜다. 

1단계에선 연료전지, 개질, 수전해 등 공통분야에 대한 평가체계를, 2단계에선 건물, 교통, 인프라에 대한 평가체계를 개발한다. 3단계에선 평가체계를 수소도시에 적용해 LCA 방법론을 보완하고 수소도시 LCA 가이드라인을 개발한다. 

수소도시에 평가체계를 적용하려는 것은 수소도시에 건물용 연료전지, 충전소, 배관, 수소차 등 수소활용기술이 집약됐기 때문이다. 평가체계 적용 예정인 수소도시는 조성이 많이 진행된 1곳과 조성 시작 중인 1곳이다. 이는 평가체계를 통한 사전평가와 사후평가를 진행하기 위함이다.

Q. 데이터베이스 구축은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

LCA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보다 더 시급한 것이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국토교통분야 수소기술 전과정평가를 실현하기 위해선 모든 요소를 연결할 수 있는 수소분야 배출계수 데이터베이스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엔 없다. 이번 사업을 통해 100개 이상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려 한다. 특히 품질 평가, 적용성 평가 등 GLAD 지침에 따라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해당 데이터베이스는 크게 2가지로 구성되는데 첫 번째는 배관, 충전소 등 저장 및 이송 관련 인프라이며 두 번째는 건물용 연료전지, 교통(철도 등) 등 활용 관련 인프라다. 또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평가를 통해 암모니아, 메탄올 등 수소파생물 관련 내용을 추가할 수 있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국토교통분야 수소기술 전과정평가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환경부가 2030년까지 모든 사업을 통틀어서 1,000개의 배출계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려는 사업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Q. 국토교통분야 수소기술 전과정평가 플랫폼에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국토교통분야 수소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다양한 기술의 환경성을 고려한 탄소중립 정책을 수립하는 데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 업계는 EU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강화되는 글로벌 환경규제 및 정부 정책 방향에 쉽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황용우 교수(왼쪽 1번째)가 연구원들과 ‘국토교통분야 수소기술의 전과정평가 플랫폼 구축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
황용우 교수(왼쪽 1번째)가 연구원들과 ‘국토교통분야 수소기술의 전과정평가 플랫폼 구축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