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모니아는 1개의 질소원자와 3개의 수소원자가 결합된 알칼리성 화합물이다. 수소가 결합됐기 때문에 상온에서 30%, 0℃에서 최대 45%까지 물에 녹는 성질이 있다.
또 상온에서 10기압 정도면 쉽게 액화되고 잘 증발하지 않으며 액체암모니아의 경우 부피가 기체수소의 1,400분의 1에 불과해 수소를 액체수소보다 1.5배 더 많이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다.
이 암모니아를 600℃ 이상 고온에서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인 암모니아 크래킹(Cracking)의 난도가 높지 않으며 탄소가 없기 때문에 연소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고 질소만 배출한다.
무엇보다 암모니아는 화학비료, 플라스틱, 폭발물, 의약품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어 글로벌 유통시장이 형성돼 있다. 전세계 120여 개 항구에 암모니아 터미널이 구축됐으며 생산설비 규모는 2020년 기준 2억2,000만 톤, 생산량은 1억8,000만 톤이다. 그래서 새로운 인프라를 개발할 필요가 없다.
이런 이유로 암모니아는 단순히 수소운반체뿐만 아니라 탄소중립 달성에 필요한 청정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대량으로 사용하는 화석연료를 친환경 연료로 전환해야 하는 해운업계와 발전업계가 암모니아를 주목하고 있다.
2021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발표한 ‘탄소중립을 위한 암모니아 연소기술의 연구개발 필요성-Part Ⅱ 연구개발 동향과 기술적 타당성 분석(저자 이후경·우영민·이민정)’ 논문에 따르면 암모니아는 650°C의 높은 자연발화 온도를 가지며 액체암모니아의 증발잠열은 302kcal/kg으로 높은 편이다.
내연기관 연료로써 사용하기에는 다소 부적합하게 보일 수 있으나 이론 조건에 대한 상대적인 연료-공기 혼합물의 척도인 이론당량비 조건의 공기연료비가 6.0456으로 다른 연료보다 낮아서 연료공기 혼합기 대비 열량은 가솔린, 디젤 등과 동등 이상의 수준에 해당한다.
즉 기존 양산 엔진으로 적은 공기를 흡입해 동급 이상의 출력을 발휘할 수 있어 암모니아 엔진으로 개조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해운업계와 발전업계는 기존 엔진 또는 가스터빈을 활용해 암모니아를 연소하는 엔진 또는 가스터빈을 개발하고 있다.

암모니아 발전기술 확보 총력
실례로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울산 본사 엔진기술센터에서 진행된 암모니아 이중연료 엔진에 대한 형식 승인 시험을 완료했다. 이 시험엔 ABS(미국), DNV(노르웨이), LR(영국), BV(프랑스), RINA(이탈리아), NK(일본), KR(한국) 등 7개 선급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해당 엔진의 특징은 세계 최초로 고압 직분사 방식이 적용된 것이다. 이 방식은 엔진 연소실에서 공기를 압축시킨 후 높은 압력으로 암모니아 연료를 분사해 연소시킨다. 이를 통해 최적의 연료 분사 시점과 기간을 설정해 암모니아의 연소율을 극대화하고 선택적 촉매환원장치(SCR)를 활용해 배기가스 내 질소산화물과 미연소 암모니아의 양을 최소화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6월 거제조선소에 암모니아 실증 설비를 구축했다. 이 설비는 암모니아 추진 실선 적용에 필요한 연료공급 시스템과 재액화 시스템, 배출 저감 시스템 연구개발은 물론 그에 따른 성능과 신뢰성을 검증한다.
삼성중공업은 또 노르웨이 DNV선급으로부터 암모니아 연료전지 추진 암모니아 운반선(VLAC)에 대한 기술 인증을 획득하는 등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4월 미국의 암모니아 연료전지시스템 전문기업인 아모지(Amogy)와 암모니아 전력발전 시스템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오션은 아모지의 암모니아 전력발전 시스템을 탑재한 암모니아 추진선을 오는 2025년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해당 시스템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아모지는 관련 계약을 추진해 연내 3사 협력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동서발전은 2040년 이후에도 운영되는 고온·고압 증기를 사용하는 고효율 발전설비인 초초임계압 보일러의 저탄소화를 위해 당진본부 석탄발전소에 암모니아를 20% 혼소하는 기술개발 및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실증 시험 운전을 거쳐 2027년 당진발전본부 9호기에서 암모니아 혼소 발전이 시작되면 연간 약 90만 톤의 온실가스가 감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남부발전은 강원도 삼척시에 있는 석탄발전소를 활용한 암모니아 혼소 발전기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기존 석탄화력발전소에 석탄과 수소화합물인 암모니아를 20% 혼합해 연소하는 발전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삼성물산과 협력해 오는 2027년 7월까지 삼척종합발전단지 부지에 3만톤급 암모니아 저장탱크 1기, 하역‧송출설비 등 실증사업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한다.

정부는 암모니아를 활용해 해운업계와 발전업계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한다는 목표다.
산업부는 지난해 1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전원별 발전 비중 중 수소 및 암모니아 발전 비중을 2030년 2.1%, 2036년 7.1%로 설정했다. 수소 50% 혼소와 암모니아 20% 혼소 발전을 도입해 2030년 13.0TWh(수소 6.1TWh, 암모니아 6.9TWh), 2036년 47.4TWh(수소 26.5TWh, 암모니아 20.9TWh)의 수소암모니아 발전량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산업부는 지난 7월에 발표한 ‘K-조선 초격차 비전 2040’에 따라 수소·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추진 기술 및 친환경 혁신 기자재와 원유·가스 등 전통 해양플랜트를 넘어 수소·암모니아 등 미래 연료 생산플랜트 기술 등을 개발해 탄소배출제로 선박 기술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